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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Mar 19. 2021

담백한 영감

나는 욕심이 많은 편이다.


아니, 골똘히 생각해보건데, 욕망이 뚜렷하며 포기를 모르는 경향이 있다.

지금도 막 헬스장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다말고 글을 쓰기 위해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다.


내 삶, 생활 패턴은 대개 이렇다. 어떤일에 몰두했다가도 다른 참신한 것, 새로운 것이 생겨나 내 마음에 꽂힌다면 또 몇 달 간 그것을 탐구한다. 아마 내 기질 속에 있는 강한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욕망의 뚜렷함을 아는 것은 나 자신이요, 포기를 모르는 것은 그 욕망들을 쥐고 있다는 말이겠다.


서른 넘게 그런 생활패턴을 반복하다보니 새로운 것은 빨리 배운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꾸준함'을 잃어버렸다는 단점이 생기고 말았다.


나의 '가벼움'은 과거를 돌아보자니 내 발목을 잡고 늘어져 현재까지 영향을 미쳤지만 나는 여기서 또 하나의 무기를 들어 그런 가벼움을 극복해 내는 중이다.


바로 '자제력'


자제력이라는 것은 내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은 기준이 되기도하며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키워드라 되뇌이는 무언가다.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하거나,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지 않는 일, 본능을 억눌러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일까지 우리가 인간을 정의함에 있어 자제력이 관여하지 않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아, 내가 글을 쓰고싶다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헬스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오늘은 왠지 엄지손가락으로 새겨둔, 짧막한 메모들을 늘어놓고 싶은 밤이다. 그런 시즌인가보다.




그 메모란 정확히 이렇게 쓰여 있다.


'팔굽혀펴기를 하다말고 글을 쓰러왔다. 진솔함을 담고자 정확하게 말한다. 한시간 내외'


나는 매 해 헬스장을 등록해 비교적 꾸준히 운동을 하는 편이다.


바디프로필을 찍어 멋진 몸매를 자랑하고자하는 욕망 아래, 꾸준함이 결여되어 적절한 몸매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여러 취미를 가지고 있고, 사업을 하는 처지이다보니 운동은 늘 한시간 내외로 짧게 하는 편이다.


아마도 나는 십여분 간 런닝머신을 뛰고 팔굽혀펴기를 하다 '욕망'이라는 주제가 떠올라 급히 키보드를 잡은 것 같다.


TV를 즐겨보지 않는 탓에 런닝머신 앞에 설치된 검은 화면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채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와 욕망에 대해 떠올리고, 내 욕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욕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생각을 이어갔다. 나는 이것이 즐겁다. 최근에 읽게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에서 나오듯, 나는 사색을 할 줄 아는, 싯다르타와 같은 능력을 지녔기에 감사하면서.


사색으로써 나의 욕망을 뚜렷하게 만드는 능력에 감탄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글을 써내려갈 예정이다. 한 때 풍족한 생활을 영위했으며, 현재도 어려움 없이 살아가고는 있지만 나도 남부럽지 않게 수십억의 자산을 갖추고 굳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내 생명의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은 욕망이 있나보다.


내 인생을 돌아보기에 가장 사랑스럽고 다행인 점은, 나는 늘 꿈이 있다.


우리 가족 내력이 그렇듯, 표현욕이 많은 기질을 타고났는지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했으며 개중 유일하게 실천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 세상이 사랑스럽고 내 자신에게 너무도 감사한다.


이 글을 비롯한 모든 발걸음이 너무도 미약하지만, 항상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믿으며 내 영양을 조금씩 쏟는 중이다.


담백한 영감, 짧은 글이나마 남길 수 있었던 이 담백한 영감이 내일의 양분이 되길 바라며.


오늘 난 소소한 욕망의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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