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다되어가는 시점에서 홍시의 수면습관에 대한 고민

어떻게 재워야 할까

by 허군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홍시, 맞벌이 부부로서 육아, 어린이집에서의 생활 등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만, 최근에 나한테 아주 작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홍시의 수면습관에 대한 고민이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지금껏 홍시가 어떻게 수면 습관을 갖고 있었는지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나와 정양은 홍시의 수면 습관을 위해서 같이 침대에서 잠자는걸 최대한으로 피하려고 했다. 그 이유는 홍시뿐만 아니라 부모인 우리도 건강한 수면을 가져야만 건강한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시한테도 좋은 수면습관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갖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홍시가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나서 집에 왔을 때부터 홍시는 우리 침대가 아닌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잤다. 물론 신생아의 경우 아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했기에 아기 침대는 우리 침대가 있는 안방에 두었다.

그리고 통잠을 자기 시작했던 약 생후 150일 후(생후 5개월) 시점부터 홍시를 홍시 방에 따로 재우기 시작했다. 홍시 방을 예쁘게 꾸며주고 아기침대를 옮긴 다음 그 방에서 혼자 자는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리도 따로 재우는 게 걱정됐기에 정양과 내가 번갈아가며 아기침대 옆 바닥에서 같이 잠들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일주일 정도의 적응 기간 후에 홍시는 자기 방에서 혼자 잘 자기 시작했고 우리는 밤에 울음소리가 나면 가서 봐주기만 하면 됐다.

생후 9개월쯤이 되자 인제 홍시가 아기침대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아기 침대에서 자는 게 조금은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아기침대를 홍시 방에서 빼준다음 바닥에 매트와 이불을 깔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밤에 우리가 자는 동안 기어서 밖으로 나오면 위험할 수 있으니 아기침대를 빼주면서 안전펜스를 설치해줬다. 처음에는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홍시는 좁은 아기 침대보다 넓은 방바닥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약 1년 정도를 방바닥+매트+안전펜스 조합으로 잘 지내왔다. 그동안 홍시는 일어서서 걸음마도 배우고 간단한 옹알이도 시작했다. 말은 제대로 못 했지만 자기가 원하는 건 얼굴 표정과 손발 짓을 이용해서 충분히 표현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의사 표현을 시작하는 때가 되니 밤에 잠에서 깬 홍시는 아기 펜스를 잡고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자다가 깨서 안전펜스 문을 열고 들어가서 토닥여주며 잠을 다시 재웠다. 그렇게 홍시가 밤에 깨서 우는 게 약 1-2개월 정도 지속되니 정양과 나는 생각했다. 홍시가 왜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펜스를 잡고 우는 걸까. 혹시 이제 본인이 안에 갇혀있다는 걸 알고 우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우린 안전펜스 문을 아예 떼어내서 위에 사진과 같이 오픈형으로 안전펜스를 두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안전펜스의 문을 제거하니 홍시는 더 이상 밤에 울지 않았다.

약 23개월간 나와 정양은 홍시의 수면습관을 위해서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풀지 못했던 숙제도 있었고, 가끔은 스스로 기특해할 만큼 잘 해결한 때도 많았다. 그런데 처음에 말했듯이 최근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어떻게 재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정양과 내가 홍시 잠을 재우는 방법은 아마 일반적인 가정과 비슷할 것 같다. 밤이 돼서 목욕을 시키고 방에 들어와서 로션을 발라주고 옷을 입힌 다음 잠을 재운다. 잠을 재울 땐 아이방 불을 끄고 홍시가 이부자리에 누우면 옆에 같이 누워서 엉덩이를 토닥여 준다. 그러면 대략 10-20분 정도 있다가 잠이 들고, 우리는 홍시가 자는 걸 확인하고 홍시 방에서 나온다.

사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방 조명을 끄고 나서 약 10-20분 정도 엉덩이를 옆에서 토닥여주면 금방 잠드는 홍시 덕택에, 보통 밤 9시 30분 정도면 정양과 나는 자유로운 몸이 된다. 가끔은 같이 티브이를 보기도 하고, 각자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할 수도 있다. 밤에도 최근에는 거의 안 깨고 자기 때문에 우리 수면의 질도 높은 편이다. 그러면 나는 왜 "어떻게 재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걸까.

우리가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현재의 수면습관의 다음 단계는 바로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다.
- 언제까지 홍시가 잠들 때 옆에서 잠드는 순간까지 있어줘야 하는 걸까?
- 잠들기 전 책을 일어주고 불을 꺼주면 혼자 잠드는 건 언제부터 가능할까?
-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게 과연 좋은 걸까?
- 스스로 잠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서 뭐가 필요할까?

위 질문과 같은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고민이 너무 빠르건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그냥 자연스레 기다려주는 게 좋은 걸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약간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결국 정양과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워보니 육아라는 게 정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기에 이렇게 고민하고 홍시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서 우리도 엄마, 아빠가 되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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