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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군 Jan 05. 2021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관에 대해서

우리만의 육아방법

 홍시가 태어나고 벌써 한국 나이로 4살이 되었다. 이제 올해 11월이 되면 어린이집이 아닌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추첨을 신청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초등학교에 갈 준비도 해야 한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요새는 정양과 함께 우리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 가족의 미래는 홍시의 미래이기도 하니 우리의 교육관에 대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한 내용들을 토대로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해 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펜을 들었다.




1. 맞벌이와 가정보육


 정양과 나는 지금 맞벌이를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회사에서 시간을 보낸다. 둘 다 학생 때부터 하고 싶어 하던 일을 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만족도 하고 있고, 자연스레 경력도 쌓이고 있다.


 맞벌이와 더불어 양쪽 부모님께서도 먼 곳에서 살고 계셔서 우리는 자연스레 홍시를 일찍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홍시가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우리가 일하는 시간과 동일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홍시는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생후 9개월 때부터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았다. 첫 돌을 앞둔 시점은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하는 시기다. 아이에게 개월 수별로 발달에 맞는 자극을 주면 아이들은 바로 반응을 하고 발달의 폭을 키운다. 그런데 집에서 온전히 가정보육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모든 발달사항을 챙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육아 전공자가 아닌 부모에게 적시적소에 아이에게 필요한 발달 자극을 챙기는 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매번 인터넷 검색으로 어떤 활동을 해줘야 하는지 검색하지만,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정확한 정보라 해도 교보재의 미비로 바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아이의 개월 수 별로 진행되는 발달 교육이 있었고 부모가 놓치기 쉬운 작은 부분까지 챙길 수 있어서 아이한테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후 9개월 시점부터 어린이 집을 다니게 된 홍시는 지금 33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큰 문제없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홍시도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거워한다. 저녁 5시가 돼서 홍시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 오늘 하루 어린이집에 있었던 이야기를 물어보면 뭘 먹었는지, 뭐하고 놀았는지 웃으며 이야기한다.


 이렇게 우리의 육아에 있어서 지금은 크게 문제가 없다. 그런데 몇 년 후 홍시가 초등학교를 가게 되고 하교시간이 앞 당겨지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금씩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주변에 먼저 학부모가 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략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 것 같았다. 


첫 번째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도움. 

두 번째는 퇴근시간까지 학원에 다니는 것. 

세 번째는 사립초등학교 선택 후 방과 활동.


 다른 선택지도 몇 가지 더 있겠지만 대략 저렇게 세 가지 방법을 택하는 것 같다. 우리가 당장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미리 생각해 놓으면 나중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정양과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같이 대화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두 번째 방법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아이가 정말 원해서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시간을 내서 특정 장소에 가서 배우는 거는 물론 두 손 들고 환영한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퇴근시간이 늦어서 어쩔 수 없이 하교 후 공백시간에 학원을 보내야 한다면 너무 슬플 것만 같았다. 전자와 후자가 결과론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건 같지만 그 처해진 상황을 후자처럼 만들어 주는 건 피하고 싶어서 매일 고민 중이다.


 아직 초등학교에 가기 전까지 4년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고민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당장 좋은 답안을 찾지는 못했지만,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면 분명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낼 거라 믿고 있다




2. 최대한 빨리 알려주고 싶은 경제교육


 최근 우리들에게 가장 핫한 이슈는 재테크가 아닐까 싶다. 부모님과 식사자리에서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와이프와 마주 앉아서 매일 밥을 먹는 식탁에서도 경제 이슈가 끊이지를 않는다. 나와 정양 역시 최근에 이런 재테크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우리는 필수적으로 금융, 경제 공부를 해야만 하는 세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경제에 대해서 빨리 눈을 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홍시에게도 어렵지 않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다.


 이렇게 말하면 부끄럽지만 사실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소위 말하는 경제문맹, 금융문맹이었다. 돈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저 돈이라는 건 열심히 돈을 벌어서 일부는 저축하고 일부는 돈을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이 굴러가는 시스템을 제대로 공부해 본 적 없는 내 탓이 가장 크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나에게 돈을 굴려야 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홍시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는 또 다르게 펼쳐질 수도 있다. 홍시가 성인이 된 시점에서는 재테크라는 단어가 쓸모 없어지고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우리가 처해진 상황을 일부러 모른 척할 수도 없기에 최대한 빠르게 홍시에게 경제와 돈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다.


 나와 정양도 경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경제 교육에 대해서 꾸준히 책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아이에게 돈이라는 개념을 어렵지 않게 알려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주로 유태인들이 자녀교육 시에 돈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가르치는 편이라 관련 책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직 홍시에게 경제에 대해서 알려주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메모장에 적어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요새 홍시의 발달 속도를 보면 아마 올해부터는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3. 명문대보다는 다양한 경험


  "공부를 누구나 다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에 권오중 씨가 나와서 이야기 한 말이다. 나 역시 홍시가 공부를 꼭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라 하면 보통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의 학습능력을 이야기하기에 나는 공부를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가 공부라는 걸 좋아하고 스스로 해보고 싶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억지로 등 떠밀어 남들 따라 학원을 가고, 하기 싫은 숙제를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는 않다.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게 있다면 꼭 원하는 만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그게 공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홍시가 좋아하는 게 생긴다면 무엇이든 적극 지원해 줄 생각이다.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아이가 관심을 갖는 거에 대해서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시도해 볼 예정이다. 예를 간단히 들면 홍시는 현재 빵을 잘 먹는 편인데, 좀 더 커서도 빵을 지속적으로 좋아한다면 직접 밀을 키우는 곳에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밀을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게 도와줄 생각이다. 그리고 그 밀을 이용 해서 빵을 직접 만들어보고 먹어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할 수 있게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홍시가 재미있어하고 더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직접 밀을 키워볼 수도 있고, 빵집에서 일을 해볼 수도 있을 거다. 반대로 경험을 해보고 흥미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면 또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경험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수학(修學) : 학문을 닦는다'


 점점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단순 암기를 필요로 하는 학문과 직업군은 가까운 미래에 점점 사라질 거라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시대에 다양한 경험은 아이에게 분명 큰 거름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은 경험들은 자연스레 대학을 가기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아닌 진짜 '수학능력'을 키워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토대로 한 진짜 '수학능력'은 홍시가 살아갈 미래시대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믿기에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교육관에 대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 볼 예정이다.



 정양과 나는 육아 전문가도 아니고 뛰어난 선견지명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교육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 아빠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방향으로 아이에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거다. 그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가며 좁혀나가다 보면 전문가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육아방법이 만들어 질거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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