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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공부를 통해 7살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

by 허군

아이들이 크면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신생아 때는 뒤집기를 배우고, 돌이 지날 때쯤이면 일어서는 걸 배운다. 그다음엔 걷고 뛰는 걸 배운다. 동시에 '엄마, 아빠, 배고파'라는 단어를 시작으로 말을 배우기 시작한다. 셀 수도 없는 수많은 배움의 연속이다. 아이들의 이러한 배움은 생존을 위해 자연스럽게 터득된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렇게 생존을 위해 살아가던 아이들이 5살, 6살, 7살이 되면서 처음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배움을 시작하게 된다. 어떤 아이에게는 숫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아이한테는 한글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영어 알파벳을 먼저 배우게 되는 아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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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처음 '학습'에 의한 배움이라는 걸 시작할 때 꼭 알려주고 싶은 게 있었다. 바로 "배움의 즐거움"이다. 사람은 크면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배우며 살아가게 된다.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여러 가지 지식을 집에서 또는 학교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배우게 된다.


세상에 무언가가 궁금해지고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배움이다. 그리고 그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 배움이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세상엔 두려울 것이 없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나만의 방식대로 공부하고,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쁨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집 7살 아들은 한글을 늦게(?) 시작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한글 교육은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홍시의 친구들 대부분은 한글을 뗀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인지 올해부터는 홍시도 조금씩 한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 어버이날에는 엄마, 아빠한테 편지도 쓰고 싶어 졌고, 재미있는 책을 보면 스스로 아는 글씨를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제 홍시가 한글을 배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홍시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줄 때는 항상 생각한다.


아이가 필요로 하지 않는데 우리가 뭔가를 강제로 가르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홍시가 하는 행동들이 부모의 욕심에 의해서 하는 건 아닌가?

내가 아닌 홍시가 요새 가장 궁금해하는 건 무엇일까?


아주 작은 것들이어도 괜찮다. 아이가 무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거나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있으면,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학교에 가서 필요한 공부가 생겼을 때, 지금 어렸을 때 배움의 즐거움을 떠올리며 스스로 방법을 찾아 헤쳐나갈 것이다.


결국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 강제성을 띄어서는 안 된다. 조금 늦더라도 배우고 학습하는 게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이가 성장해 가는 데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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