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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hyo Jan 01. 2022

방황하는 길


"죽는 날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삶이다"  -새를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과 무너뜨린 과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는가? 



인생에서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여행을 다녀왔지만, 제대로 일을 하는 상태는 아니었다. 29살이었고,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인생에서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특별할 것 없는 30을 맞이하고 있었다.  생일도 반갑지 않았고, 특별할 것 같은 서른이라는 나이가 그렇게나 별거 없었다. 사회적으로 소속된 회사나 모임 그런 울타리도 없었고, 내가 속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느꼈다.  누군가 어려움에 처해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사회적으로 없었고, 존재가치가 굉장히 쓸모없어 보였다. 가치 있어 보이고 싶었다. 내가 필요로 해졌으면 했다. 누구에게도 아니 그 보다 나에게 말이다.  


'나에게는 아직 내가 필요했으면 했다.'  


그것이 방황이면 방황이었을까? 길은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갔다.  포기할 게 없다 보니 무언가를 선택해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여행을 마친 후 2018년 10월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두 달 정도 수업을 들었다. 수업시간에는 매번 발표가 있어서, 수업시간마다 긴장을 하니, 수업을 듣는 게 너무 힘들어졌다. 원래 자신 없어도 대답을 곧잘 하는 성격이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점점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완벽한 답에만 대답을 하고 싶어 졌다.' 사실 외국어를 학습하는 데 있어서 별로 좋지 않은 자세이다. 결국 2달 정도를 듣고 나서 2달을 쉬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부터 다시 영어 수업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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