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편을 보았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검색하게 된 시리즈물이다. 5월이 지났고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두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은연중에 계속 ‘일본’이 떠올랐다. 일본은 나에게 특별했다. 가깝고도 먼 이라는 단어가 아주 정확하게 잘 어울리는 나라였다. 혼자 여행했던 첫 장소이기도 했고, 첫 해외였기에 꽤나 의미 있었다.
그런 마음은 희미한 행동으로 연결되었고, 나의 휴대폰에 자주 뜨는 검색어는 ‘오사카 항공권 검색’과 ‘넷플릭스 일본 시리즈물’이었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로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편을 보았다. 보기 전 내용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밤 12시에 시작되어 오전 7시까지 영업이 시작되는 장소이고 특별한 메뉴가 있다기보다는 아주 간단한 메뉴들로 구성되며, 셰프가 당일 재료로 특별한 음식들을 만들어주는 곳. 정도로 말이다. 퇴근 후 한잔, 술친구가 없으면 혼 술 할 수 있는 장소로 아주 제격이었다.
심야식당의 손님들을 서로 자신들의 특별한 에피소드들을 들고 나온다. 살이 찌기 싫어서 면 없이 탄멘을 주문하는 여자 아나운서부터, 라디오 dj, 호스트바 직원, 사랑에 빠진 남녀까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다. 서로가 고민을 들고서 심야식당을 방문한다. 음식을 주문하고 맥주 한잔 곁들이면서 그냥 걱정했던 것들을 잠시 훌훌 털어버린다. 설령 내일 고민이 다시 시작이 되더라도, 그건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잠시 걱정을 미뤄둔다.
누구나 위로가 필요하다. 그냥 동정 어린 위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시나브로처럼 아주 서서히 스며드는 그런 위로가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처럼 열리지 않는 문이 있겠거니와 그 또한 쉽게 열리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심야시간. 이 도쿄 스토리는 인간의 그런 나약함을 감정적으로 건드린 부분이었다.
보는 내내 힐링이었다. 음식을 보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주인장의 츤데레 같은 마음과 그 안의 공간 등, 보이지 않게 움직여지는 아주 미묘한 것들이 내 신경을 자극했다. 인간은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어 하지만 그와 별개로 또 독립적이고 싶어 한다. 함께 술을 마시고 같은 공간에서 분위기를 느끼지만, 서로 대화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저냥 필요할 때마다 저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가 조금씩 대화를 섞을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케렌시아처럼 우리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위로받고 싶을 때마다 남몰래 찾고 싶은 장소처럼 말이다.
우리는 늘 좋은 선택만을 할 수가 없다. 그걸 알면 사는 게 좀 편해진다. 난 이 지구 상에서 우리가 사는 게 좀 더 편해졌으면 한다. 지금 당장 좋게 보이는 선택을 놓쳤더라도 그게 황금 기회는 아닐 것이다. 모든 선택은 선택 이후의 행동이 훨씬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퇴근 후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