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교차로,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
말이나 분류표로 세상을 덮지 않을 때 잃어버린 감각이 삶에 되돌아온다 삶의 깊이가 되돌아온다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무엇이 내가 아닌가’를 아는 순간 ‘나는 누구인가’가 저절로 나타난다.
-에크하르트 톨레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터키의 첫날이다. 그리스 아테네를 지나서 산토리니에 다녀왔다. 산토리니는 신혼 여행지와 포카리스웨트 광고로 한국인에게 더 잘 알려진 곳이다. 7월 21일 밤 11시 15분 비행기를 타고서 산토리니 공항에서 아테네 공항으로 넘어갔다. 이스탄불로 넘어가는 비행기 시간이 오전 8시 25분 출발시간이라서 대기시간이 7시간 정도가 남았었다. 우리는 공항 라운지와 제휴되는 카드가 있어서 라운지 안에서 쉬기로 결정하고 라운지 들어갔다. 확실히 공항 라운지를 가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국가가 바뀌었다는 점, 음식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아테네 공항 라운지에서는 할랄 음식부터 각종 유제품들이 특히나 다른 곳에 비해 많았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서 아테네에서 이스탄불로 넘어왔다.
이스탄불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40분~50분 정도였는데, 짐을 찾아서 짐 정리를 전부 하니 10시 반, 대략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공항을 나왔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두 번째 일이 터키 현지화 인출이었다. 현금인출 1100리라를 할 생각에 은행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인포센터를 돌아다녔다. 여행자들에게 듣기로 Granti 은행이 수수료가 저렴하다기에, 카드가 먹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조심스레 1100리라 대략 한화로 26만 원을 인출하였다.
그리고서 현지 유심을 구매할 예정이었는데, 제일 싼 유심이 120~130리라, 한화로 2~3만 원 정도였다. 여태껏 그 정도 금액을 유심에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숙소까지 유심 없이 가기로 하였다. 지하철 쪽으로 가서 교통비를 보니, 카드가 있으면 20리라에 두 명이서 숙소까지 가고 6리라 디파짓도 남았다. 카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인 10리라이기 때문에, 카드를 구매하여 호스텔까지 이용했다.
그렇게 카드를 사고서 train의 중간 정류장까지 와서 tram으로 환승하였다. tram으로 환승해서 내린 역은 슐탄 마흐멧이엇다. 슐탄 마흐멧 근처에는 해협이 둘러싸고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대륙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터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깨끗했고, 교통도 편리했다. 길거리에 모든 것들이 즐거워 보였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터키의 성 소피아 성당은 원래 성당으로 지어졌다가 이슬람의 지배 아래서 500년간 이슬람 사원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렇기에 성당과 사원 2가지 종교가 모두 내재되어있는 유일한 사원이다. 현재는 ‘아아 소피아’라고 불리는 이곳은 오래전에는 ‘하기아 소피아’라 불리었으며, 거룩한 지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성 소피아 성당은 360년에 처음 지어져 쓰며, 그 이후로 여러 번 소실, 재건 등의 역사를 담고 있다. 초기에는 그리스 정교회의 성당으로, 이후 로마의 가톨릭 성당 그리고 오스만 제국 당시 이슬람의 모스크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이름을 ‘Hagia sophia museum’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오늘 터키 이스탄불의 Hagia sophia museum에 다녀왔고, 톱카프 궁전은 방문 예정이었으나, 오늘 휴무여서 다녀오지는 못했다. 뮤지엄을 다녀오고 나서, Galata 대교 ( galata bridge )에 다녀왔다. 그곳에서는 고등어 케밥이 유명해서 고등어 케밥을 먹었고, 3리라에 옥수수도 먹었고, 1.5리라에 빵도 먹었다. 3.5리라에 콜라까지 맛있게 먹었다. 12리라에 먹은 고등어 케밥은 정말 맛있었다. 맛이 비리지도 않았고 빵도 정말 맛있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여러 물고기들이 에게해를 지나서 지중해로 가는 길목이 보스포러스 해협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정말 많은 물고기들이 잡히고, 그 결과 고등어 케밥과 같은 요리들도 생겨난 것 같다.
오늘 터키 뮤지엄을 다녀와서 느낀 것이 유네스코에 당재될만한 건축물들을 볼 때마다 이러한 건물들이 단순히 1~2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몇십 년, 몇 백 년에 걸쳐서 정교한 작업을 통해서 나온 결과물들이었다.
지금, 나 우리를 보면 단순히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빨리빨리를 외치는 것 같다. 그러니깐 더 조급하고 그러다가 결국 될 일도 그르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여유를 가지라고 하는데, 사실 말이 쉽지, 생각보다 어려운 게 여유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러한 건축물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후세에 길이 남을 유명한 건축물들 치고서 1~2년으로 된 것들이 거의 없었다. 그런 것들을 보면, 우리가 삶을 살면서 그리고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할 것들이 나타난 결과보다 내가 그곳까지 가기 위한 노력 그리고 과정 시간들을 한 번쯤 찬찬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8년 7월 25일 터키 파묵칼레에서의 일기
이곳은 터키 파묵칼레이다. 어제저녁 9시에 오토가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데니즐리로 가는 버스를 예매하였다. 버스 회사명은 metro 였고, 1인당 105리라였다. 이스탄불에서 데니즐리 버스는 10시간 정도가 걸렸고, 야간 버스여서 10시에 출발한 버스가 아침 8시 30분이 되어서 도착했다. 아침 8시 30분에 다음날 버스표를 미리 예약했다. 26일 이스탄불로 향하는 버스노선 예약을 마치고서, 돌무쉬라는 미니버스를 76번 앞에서 탔다. 미니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파묵칼레까지 4리라 정도였다. 그렇게 타고 가서 파묵칼레 근처 숙소에 도착하여 check-in부터 하였다. 체크인을 하기 전에 주인이 아침부터 먹으라는 이야기에 아침을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침은 무료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로 1인 20리라를 내야 했다. 그래서 그냥 원래 먹어야 할 내일 아침을 먹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서 숙소에서 좀 쉬다가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서 파묵칼레로 향하였다.
파묵칼레는 석회층이 만들어낸 기암절벽이다. 유네스코에 등재가 된 이후로 관광객들은 이곳을 지날 때면 맨발로만 걸어 다닐 수가 있었다. 꽤나 아름다웠다. 하얀색으로 뒤덮인 절경이 설산처럼 둘러 쌓여 있었다. 너무 아름다웠고, 잠시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정말 많은 유적지들과 세계의 멋진 장소들을 다녀보았다. 비교를 하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그 이전 장소들과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느낀 것 중 하나가 이번 파묵칼레는 소금 호수도 아닌 빙하도 아닌 석회층이라는 새로운 느낌의 장소였다. 새로운 것들을 보고서 즐기고 나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편안해졌다. 드높은 설원 위에 천국이 있는 것 같았고, 그 설원에서 나는 서 있었다. 하얀색 눈밭 같은 절경 뒤로는 그 당시의 로마제국이나, 오스만 제국 건축물들이 보였다. 그 건축물들은 정말 보존 상태가 괜찮았는데, 원형극장부터 여러 가지 등등 아크로폴리스에서 접했던 건축물들이 떠올랐다. 이 곳 장소에서 나는 과거의 어느 한 시대로 시간여행을 한 것 같았다. 조금만 더 걸으면, 그 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중세의 사람들의 삶 안으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 현대의 사람들에게 과거의 순간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이런 순간들이 여행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장점 중 하나이지 않을 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