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의 단상
2019년 1월 같은 달 부임을 한 동업계 선배님이 귀국을 하셨다.
일반적으로 3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 받는 주재원 신분에 2년 정도의 단기 부임은 요즘 부쩍 늘어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여러 상황들과 그 맥을 같이 하는데,
한국에서는 동업계 또는 타 회사의 사람들과 그리 왕래를 할 필요성이 없었지만
국외라는 특수성과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부분에서 관련업계가 아니더라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자연스례 형성이 되는 듯 하다.
헤어짐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진 않는다.
가정을 이루고, 내 가족들의 안위와 아이들을 케어 하다보면, 사실 사회적으로 만난 인연에 대해서
만나는 만나는데로, 헤어지면 헤어지는데로 그렇게 많은 의미를 두어 보진 않았던거 같다.
하지만 여기서 만난 인연들은 하나 같이 군생활 중 만난 좋은 선임들의 기억 처럼, 너무나도 고맙고, 또 그러한 선배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문제없이 중국에서 생활 하는 거 같다.
얼마전 중국 기관에서 주최하는 큰 회의에 참석을 했다. 동업계의 90명 정도되는 대표들이 참석을 했고, 최근 변화된 중국의 정책관련 간담회 형식이었다. 상해에 진출한 관련 업계의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고, 큰 업체들도 있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처럼, 비슷한 규모도 있었다. 주관 이라고 불리우는 자가 여러 기업들의 상황을 체크하고, 마지막에 마무리 발언을 했을때 다양한 국가에 대해서 언급할때
미국,유럽,일본,인도 등등에 한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중국인들의 대외 발언 중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에는 인색한 듯 한 인상을 받았고,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는 있지만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머지 않은 곳에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유적지가 위치해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출근길 시간이 허락하면 그 앞을 지나서 출근을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우리 조상들은 이 먼 타지에서 말도 안 통하는 이 조계지에서... 그리고 한국인으로 생활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인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워왔다는 사실. 가슴 뭉클해진다. 그리고 여기서 지금 내가 중국 사업을 담당하면서 느끼는 여러 어려움과 좌절 또한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2021년 1월 도 이미 반이 지나갔다.
떠날 사람들도 이제 다 떠났다. 다시 뛰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