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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05. 2023

영국에서 꼭 먹어야 할 영국식 아침식사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영국에서 잘 먹고 싶다면 아침을 세 번 먹어라" '인간의 굴레에서' 등을 쓴 극작가 윌리엄 서머싯 몸의 유명한 말이다.


영국식 아침이 어떻길래 잘 먹을 수 있을까?


영국 첫날 찾아 먹었던 아침 식사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였다. 계란, 소시지. 도톰한 베이컨에 크고 넓적한 검은 버섯이 얇게 구워져 올라가 있었다. 간단하게 달달하게 빵 한쪽으로 때우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기름지고 풍성한 아침식사다.


선지소시지, 블랙푸딩을 버섯으로 생각하고 먹던 날

처음 먹었던 검은빛의 버섯 덕분에, 이후 먹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 따라 나온 블랙푸딩을  버섯으로 오인하고  한동안 먹었다.  저 검은 동글한 블랙푸딩은 우리나라 순대 같은 음식으로 돼지피로 만들었다고 한다. 돼지피와 오트밀등을 넣어 만드는 선지 소시지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많이 먹는다고 한다. 알고 나서 뜨악했다.



영국식 아침 식사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소시지, 베이컨 등 한 접시 가득 나오는 음식들이 칼로리가 적지 않다. 영국식 아침에 자주 나오는 베이컨은 두께도 두꺼워서 한두 개  먹으면 배가 어느 정도 부를 정도이다.


이렇게 푸짐한 아침식사의 기원은 19세기로 영국귀족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기름진 아침식사를 먹었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중간계층도 신분 상승으로 귀족과 같은 푸짐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으며, 노동계층들은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침이라도 든든하게 먹고 일하자며 , 조리가 빠른 고 칼로리음식을 찾다가 탄생한 음식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고 알려져 있다.


주로 먹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처음에는 저 짭짜름한 베이컨이 느끼하고 입맛에 맞지 않았다. 뻣뻣한 식감까지 더해서 먹다 보면 이런 걸 음식이라고 만들었나? 역시 영국은 맛있는 음식이 없는 게 맞나? 싶었다. 먹다 보니 이젠 삼겹살을 아침부터 먹는 느낌이고, 가끔 먹고 싶을 때도 있다. 베이컨은 돼지고기를 썰어 소금을 뿌려 며칠  선선한 곳에서 건조해 만든다. 구을 때 기름 가득 나오는 미국식 베이컨과 다르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베이크드빈은 우리나라 부대찌개집에 가면 많이 넣어 달라고 하던 친근한 음식이다.  영국식 아침식사로 주문하면 여기에 계란, 토마토, 버섯까지 영양가는 고루 갖추고 있다.


 여행 중에 든든하게 먹기에 딱 좋다. 런던에서 몇 시간씩 운전하고 나가서 영국 내에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  꼭 먹는다. 늦은 오전 브런치로 먹고 나면 저녁식사 시간까지 든든하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만약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영국식 아침식사 선택도 가능하다. 콩으로 만든 소시지에 계란, 콩, 토마토, 버섯.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베이크드 빈을 데울 때 토마토를 같이 구워준다. 베이컨 들어간 영국식 아침식사를 적응하지 못했다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추천한다. 콩으로 만든 소시지는 보기보다 맛있다.



계란은 스크램블이나 수란으로 선택해서 먹으면 된다. 영국인들은 포치드 에그라고 부르는 이 수란을 좋아한다. 토스트 빵 위에 올려놓으면 노른자가 소스처럼 흘러내려 빵도 부드러워지고 맛있다.



아침식사에 빠질 수 없는 잉글리시브렉퍼스트 티, 홍차라고 알려진 이 티는 붉은빛으로 내려서 우유 부어 밀크티로 마시면 홍차의 씁쓸한 맛을 없애고 부드러운 티로 만들어준다. 고칼로리 음식과 찰떡궁합이다.



붉은빛으로 내려진 티 한 잔에 우유는 두 세 스푼 정도면 적당하다. 아니면 한국에서 종종 마시는 믹스커피색 생각하면서 우유양을 조절하면 딱 맛있는 밀크티가 된다.



홍차 못 마시면 커피도 있다. 블랙커피를 주문하면서 크림을 달라고 했더니, 생크림 같은 진한 크림을 가져다준다. 제공해 준 크림을 타봤더니 , 생크림 녹아 올라간 듯 한 맛. 처음에는 너무 맛있었다. 첨에 몇 모금 마셨을 때는 달달하니 맛있더니 반잔 이상 마시니 느끼해서 영국은 커피맛은 잘 모르는구나 싶었을 정도이다.


런던 한 맥도널드에서 크림 앤 슈가를 달라고 하니 밀크 앤 슈가를 준다.


영국에서는 블랙커피 주문하고 커피크림 달라고 하면 우유를  준다. 아마 티에 우유를 타마시는 문화이다 보니 블랙커피에도 우유를 넣어 마시는 것 같다. 간혹 몇 호텔 조식으로 봤었는데, 보통 일반 음식점에는 커피크림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영국에서 구하기 힘든, 미국 방문 중에 구매해 온 흔한 커피크림




아침식사 끝내고  창밖 보면서 멍 때려봤다. 가끔 주말에 이곳에 와서 아침식사하면서 지인과 수다도 떨고 가족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쉬다가 간다. 주말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영국식 아침식사를 즐기는 건 영국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이다. 빨리 먹고 나가야 하고 눈치 보고 그런 게 없어서 편하다.


 

늦은 오전 시간까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즐기는 영국인들, 창가 자리는 언제나 인기가 많다.

식사 끝내고 나가는데 종업원이 여행객으로 보고는,  영국에서 아침식사가 어땠냐고 물어본다.  "It was so lovely"  종업원들도 lovely 하다.



영국 여행을 하면 베드 앤 브렉퍼스트 (B&B)를 제공하는 여인숙 같은 곳들이 곳곳에 보인다. 이런 곳들은 보통 일층의 펍 같은 곳에서 아침을 제공하는데 먼저 드링크를 선택하고,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종류를 선택한다. 그 이후 질문은  달걀은 어떻게 먹을지 빵은 어떤 종류를 먹을지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차례로 나오는 음식들을 여유롭게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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