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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10. 2023

이상한 병원

영국 응급실

영국 응급실 안내 데스크

영국에 있는 한 응급실에 왔다. 도착한 시간은 12:30 am.

급체한 것 같다.  그동안 속도 자주 안 좋았고 GP에서 약도 두 번이나 먹었던 기록이 있으니 위 내시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GP는  General Practitioner의 약자로, 영국에서 거주하는 곳의 주치의가 있는 진료소다.


의사 보려면 대기가 5시간이라고 해서 피를 먼저 뽑고 기다리기로 했다.



한 30분 기다렸나?

 대기실 맞은편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 안으로 들어가 이름 확인하고 피를 뽑았다.


혈관 찾는데 오래 걸렸다. 팔을 쥐어짜며 겨우 찾아 피를 뽑고  만약을 대비해 약 넣을 관을 미리 꽃아 두었다. 이러고 5시간 대기해야 한다.


좁은 대기실에는 의자 수 보다 기다리는 사람 수가 더 많아 앉아 있을 곳도 없다. 한 30분 서있다가 리셉션 옆 의자로 걸어와 겨우 앉았다. 무거워지는 눈꺼풀과 겨우 버티며 앉았더니 방송이 나온다.


" …attention … please … 6 hours…."5시간이 아니라  6시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또 한 시간  지나니 " …sorry 7 hours…"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야 하는데, 기다릴 시간이 더 늘어난다.

여태 기다린 시간까지 더하면 응급실에서 의사 한번 보겠다고 도대체 얼마를 기다리는 거야?



영국 응급실

새벽 3시.

숨을 제대로 못 쉬는 환자, 들어오자마자 토하는 환자등 응급환자들이 계속 들어온다. 한 직원이 바닥을 청소해 주는 것 외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또 방송이 나온다 앞으로 8 hours 기다려야 한다고.

딱딱한 작은 의자에 앉아 잠도 안 자고 몇 시간 기다렸더니 온몸이 아프다. 잠 못 자고 온몸이 쑤시고 아파오는 거에 비하면 급체한 아픔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정말 이상하다.


새벽 4시.


기다리다 도저히 안 돼서 피 뽑아준 간호원한테 물어봤다

"도대체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것 같아요?"

"8시 넘어야 의사가 출근하는데요. 밖에 기다리는 저 많은 사람들 순서대로 진료를 보면 몇 시가 될지 모르겠어요. "

집에 가서 몇 시간 자고 8시 다시 오면 안 되냐고 물으니 접수부터 처음 몇 시간 진행 한 모든 걸 다시 해야 한다는 이해 할 수 없는 답변이다. 그럼 대기가 몇 번째인지 알 수 있냐는 물음에 간호원은 그건 알려줄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힘들게 혈관 찾아 뽑은 피가 아까워 물어봤다.

"그럼 피검사 결과만 나중에 따로 알 수 없나요?"

"결과는 의사를 만나야만  알 수 있는데요. 그냥 가시면 결과를 따로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위 내시경은 의사가 와도 바로 받을 수 없고 , 의사가 판단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일정을 따로 잡아야 한다고 한다.


아 차라리 한국 가서 검사를 받는 게 빠르겠다 생각하고 다 됐다고 하고 나간다는 용지에 싸인을 하고 나왔다.


응급실 입구


여기는 응급실 &응급 치료실이라고 쓰고 인내실 & 인내 테스트실이라고 읽어야 하는 이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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