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영국에 없는 단어는 무단횡단이고 관련 법률도 정해진 게 없다.
그럼 미국에서 사용하던 Jaywalking(무단횡단)은? 영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다.
영국에서 살면서 빨간불에 건너는 사람들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다.
경찰한테 티켓을 받지 않을지 걱정되어 처음에는 망설여졌는데 경찰도 빨간불에 건너는 걸 보고 자신감이 생겨 이제는 차 없으면 언제든 빨간불에도 당당히 건넌다.
런던에서 빨간불에 건너는 사람은 런더너들이고 외모는 영국인 같은데 눈치만 보고 있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미국) 관광객들이다.
보행자를 위한 나라, 보행자 천국 영국
영국은 차들이 과속하지 않는다.
실리주의자인 영국인들은 차가 안 보이는데 빨간불이라고 혹은 신호등이 없다고 해서 길을 건너지 못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여긴다.
빨간불이건 신호등이 없든 차가 없다면 자유롭게 보행하는 영국이지만 우리나라 보행자 사고율의 1/5도 안된다는 통계가 있다.
영국이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문화가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확립 계기는 1800년대 '적기조례(Red Flag Act)'에서 찾을 수 있다.
마차를 타던 영국인들은 17세 시 등장한 증기 자동차의 빠른 속도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났다. 1865년 빅토리아 여왕은 자동차 운행 속도를 제한하고, 자동차 운전 시에 반드시 붉은 깃발을 든 기수가 전방 55m 앞에서 차량이 통행 중인 사실을 안내해야 한다는 적기조례를 선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통사고가 급증해지자 영국은 또한 강력한 교통안전 정책을 추진했다.
차량 속도를 줄이게 하는 '교통정온화법(The Traffic Calming Act)'이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교통을 안정시킨다. 즉 속도를 줄이게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영국 교통문화는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무단횡단은 단 한 번도 불법으로 명시된 적이 없다.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배려가 당연하다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영국은 보행자의 천국이 되었다.
영국 대표적인 횡단보도 두 종류
지브라 크로싱(Zebra Crossing)
교통량이 적은 곳에 있다. 양쪽에 얼룩말 무늬를 가진 기둥이 보여 운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보행자가 언제나 우선으로 운전자는 보행자가 보이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
펠리칸 크로싱(Pelican Crossing)
교통량이 많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 도로 중안선에는 보행자 대기장소도 있다. 안전을 확인한 후 다시 건너도록 하였다.
영국은 운전석이 한국과 반대이다.
19세기말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운전석을 마차의 마부 위치와 동일하게 오른쪽으로 배치를 하였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오른손잡이 때문에 자동차 운전석 위치를 왼쪽으로 정하였음.
보행자 천국이지만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고 개인 책임이다. 길을 건널 때 오른쪽부터 먼저 확인하고 길 건너는 것만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