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애자일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했던 마이크 메이슨(ThoughtWorks)은 참석자와의 Q&A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 말은 필자가 듣기에 매우 인상적이었다.
"20년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는데,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 애자일이며, 전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으로 개발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
마이크 메이슨
이제는 필자도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 일하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만큼 애자일 방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10년 전, 애자일 전환이 원하던 만큼 진행되지 않았을때는 필자도 좌절감에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애자일은 안돼..."
결과는 처참했다. 교육과 더불어 진행된한 각 사업부내 파일럿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말았다. 방법론, 툴, 교육, 파일럿 등에 들인 노력은 2년이 지난 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나마 애자일 전도사들을 포함한 소수의 인원들만 꿋꿋하게 주어진 환경에서 여러 가지 애자일 방식을 여전히 시도하고 있는 정도였다. 당시의 조직 내 상황을 그대로 이 글에 실을 수는 없다. 다만 훌륭한 발표 하나를 인용하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보겠다.
라이엇 게임즈의 부사장이자 ICAgile의 설립자인 아메드 시드키 박사(Dr. Ahmed Sidky)는 '07년에 필자와 처음 만나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내는 애자일계의 거장이다. 그가 한 모든 프레젠테이션이 훌륭했지만, 특히 애자일 NZ 2015의 키노트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10년도 애자일 전환을 진행할 때 키노트에서 언급된 비슷한 상황하에 있었던 것 같다.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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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이야기할 내용은 최근 10년간 많은 회사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CIO인 잭이 당신을 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자 스테이시! 애자일이라는 것이 있는데, 많은 회사들이 쓰고 있데, 이를 당신이 한번 주도 해 보는 게 어때? 물론 현재 하는 일도 있겠지만, 이 일도 그것만큼 중요해 보여. 먼저 2개 정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봐.”
그리고 당신은 외부 컨설턴트들을 고용합니다. 그들의 도움으로 스크럼방식으로 수행한 2개 정도의 제품 개발 성공사례를 만듭니다. 그 결과를 본 잭은 당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죠.
“훌륭하네. 그럼 전사가 모두 애자일 방식을 쓰게 하자. 기간은 올해말까지. 스테이시가 그 역할을 맡고 모두에게 그 스크럼팀처럼 일하자라고 말하자. 그리고 매달 나와 만나면서 진척상황을 얘기해줘.”
[잭을 만나다 - 아메드 시드키의 Agile NZ 2015 프레젠테이션 발췌]
'16년 현재, 전 세계 94% 정도의 IT회사가 애자일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중 70% 정도의 회사에서 실제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과연 이렇게 애자일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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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당시 필자의 조직은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애자일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러던 중 소수의 혁신가들이 경영진을 설득하여 전사적인 애자일 전환을 시작한 상황이 발생했다. 철저히 톱다운으로 이 전략이 수행되었고,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기 싫은 숙제와 같았다. 우리는 전사 조직으로서 모두가 애자일을 시도해보게 하기 위해 강력한 푸시를 하고 있었다.
* 애자일 전환에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
아메드 시드키 박사는 그의 키노트에서 애자일 전환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는 온전한 애자일 전환을 완성하기 위하여 다음의 다섯 가지를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섯 가지는 리더십, 전략, 조직구조, 프로세스, 사람들이었다. 이 다섯 가지가 함께 맞물리며 동작해야 둘레를 둘러싼 정삼각형 모양의 빨간 삼각형이 '문화'로 구현된다고 했다. 결국 이 다섯 가지가 함께 애자일 전환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조직 에코 시스템 그림 - 아메드 시드키 박사]
삼각형 속의 속성들을 보면 다섯 가지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는 사람과 관련된 부분이고, 다른 한 가지는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이다.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과 관련된 부분은 리더십과 사람들이고,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은 나머지 세 가지 전략, 구조, 프로세스이다.
[사람에 관련된 요소와 시스템에 관련된 요소 - 아메드 시드키]
사실, 많은 조직들이 문화의 전환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사람에 대한 부분보다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많다. 왜냐하면, 그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시 필자가 있던 조직도 이 부분에 더 중점적으로 공을 들였다. 즉, 방법론과 전략을 만들고 툴을 준비했다.
3일간의 애자일 챔피언을 위한 교육은 그들의 행동 변화에는 일부 도움이 되었을 수 있으나, 그들로 하여금 팀 전체에서의 변화를 만들게 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이 방식으로 일할 사람들이 애자일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공의 키 요소였다.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한 전사적 교육은 팀원들까지 함께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프로세스 중심의 전환 - 아메드 시드키]
이상적으로 말하면, 애자일 전환의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를 이루는 다섯 가지 속성들을 다 함께 한 스텝씩 전환을 위해 이동시키는 것이다. 한꺼번에 시스템에만 공을 들이거나, 사람에게만 공을 들인다고 전사적 변화가 완성되지 않는다.
[문화를 변화시키는 전환 방식 - 아메드 시드키]
이는 마치 땅에 씨앗을 심어 새싹을 돋아나게 하고 이것이 나무가 되는 성장을 지켜보는 것과 비슷하다.
당시 우리는 문화의 변화 방법에 대해 잘 몰랐다.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실천할 수 있도록 경영진을 설득하고 진행했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몇 개의 프로젝트가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했는지, 몇 명이 애자일 프랙티스를 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년 각 단계별로 목표를 정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