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경력에 대한 추천서 요청과 작성
국내에서 맺은 인연 중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
해외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때 필요한 추천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20번 정도의 추천서를 썼다.
봉사단원이 코디네이터 지원을 할 때도 썼고, KOICA 장학금 신청을 할 때도 썼다.
대학원에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에 지원할 때도 부탁을 받아서 써 준 적도 있다.
지금까지 추천서 요청을 받았을 때 한 번도 써주지 않은 적이 없다.
아주 오래전에 한 번은 그 사람의 활동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었는데 요청을 받아서, 써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써준 적도 있다.
이 문제를 한 선배와 이야기했을 때 그분은 자신은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 요청하면 미안하지만 못써주겠다고 했다는 데, 나도 그 방법이 정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진 못했다.
한 편으로는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에게 추천서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은 어쩌면 나를 좋게 보았기 때문에 부탁할 용기를 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정말 엉망으로 일했던 사람은 나에게 요청할 정도로 친분을 쌓거나 연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엔 어느 정도 선이 있었던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그들에게 그리 크게 도움을 준 경우가 없었다.
함께 일하거나 활동을 같이 하면서도 가능하면 배려해주고 싶었고, 원하는 바를 할 수 있게 돕고 싶었지만, 능력의 한계와 제도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경우 나는 제도를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원하는 바를 조금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불합리한 제도를 적용해야 할 때는 나도 같이 분개했고, 내가 본부에 가서 기회가 된다면 바꾸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추천서를 써주는 것은 그런 제약 없이 내가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활동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가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 하나 해주는 것이 나에게 큰 어려움은 아니지만, 요청한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사실 추천서를 쓰는 건 꽤 고민스럽고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생각으로 계속 써주고 있다.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country director라는 명칭이 나름대로 권위를 갖고 피추천인의 선발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결과가 좋아도, 좋지 않더라도 연락해주고 결과를 알려주는 그들이 감사하기도 하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났을 때 서로가 더 성장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근사한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늘 당신들의 건투를 빈다.
#추천서 #KO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