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서러워지는 기분.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나를 이렇게 만든데 일조한 모두가 미워지는 밤. 그중에서도 제일 악질이었던 너. 함께했던 몇 년 동안 지속된 긴장감과 가스라이팅에도 꿋꿋했던 내가, 모든 게 정리된 헤어짐 이후 들어간 빵집에서 네가 좋아하던 것을 자연스럽게 담다가 분노와 슬픔으로 눈물 짜던 기억이 난다.
지독하고, 그릇되고, 못난 나는, 한때 네가 죽길 바랐었다. 끝까지 이용해먹고 마지막까지 자신만 챙기던 너의 앞에서 정신 차리고 나니, 나는 마음이 벌거벗겨진 채였다. 네가 좋아하던 카페와 메뉴 내용이 적힌 번호로 가득한 나의 허접한 연락처. 바보 같은 내가 싫어 밤마다 숨죽여 울던 날들과 오지 않길 바란 아침들.
네가 사라졌으면 했다. 이왕이면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 모든 것들이 사라졌으면 했었다. 내가 거절해도 너는 가볍게 무시했고 그런 네가 부르면 지체없이 개처럼 달려가던 나의 마음과 몸짓은, 사실 너를 향한 안쓰러움과 배려 그리고 더 괜찮은 내 미래를 위한 거였는데.
이것이 한 사람의 성장을 위한 발판 같은 거라면 나는 나를 태우고 싶다. 그러나 수많은 분노 사이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 다짐을 한다. 자고 일어나면 오늘보단 괜찮은 날을 보낼 거란 쥐똥만 한 믿음을 쥐고서. 오늘같이 우울한 날엔 입에 약을 털어놓고 이를 악문 채 비죽 나온 눈물을 집어넣는다. 괜찮아, 괜찮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