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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Feb 05. 2020

망한 미 민주당 첫 번째 경선

잘못 만들어진 App이 노출시킨 조직의 민낯

미국 민주당의 첫 경선은 한마디로 '망했다.'


현지 시간 2월 10일 월요일, 아이오와(IOWA)에서 민주당 대선주자의 첫 코커스가 시작됐다. 저녁 8시 투표를 시작해 예정 대로라면 자정 전에 그 결과가 나와야 했다. 결과에 따른 연설을 마친 후보들은 바로 다음 격전지인 뉴 햄프셔 주로 날아가야 한다. 여세를 몰아 수요일 발표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상원 투표 결과를 공격하면서.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화요일 밤 10시까지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 동부에 저녁 뉴스가 시작되는 오후 5시쯤, 트로이 프라이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은 피곤한 얼굴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지연된 개표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원인은 '코딩 에러'라고 했다. 그리고 아직도 62% 밖에 개표되지 않은 결과를 발표했다. 부티지지 27% 샌더스 25% 워렌 18% 바이든 16%...  절반을 조금 넘은 개표지만 어느 누구도 예측 못한 결과였다. 정상대로라면 모든 여론은 1위, 2위 후보에게 쏠려야 했다. 하지만 언론과 당원과 유권자의 관심은 미 민주당 지도부의 '무능'과 '문제'에 더 쏟아졌다. 


카오스, 재난, 난장판... 


언론은 이번 미 민주당의 첫 번째 코커스를 카오스, 재난, 난장판이라고 지칭했다. 아이오와 민주당 대표는 이번 코커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App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앱이 데이터의 일부 자료만 내보냈다"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을 망친 원인이라는 '코딩 오류'는 거금을 들여 구입한 아이오와 데모크라시 파티(IOWA Democracy Party)라는 앱(App)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소리. 


아이오와 코커스는 월요일 저녁 1678곳 기초 선거구에서 첫 투표를 실시했다. 그 후 15% 미만의 후보를 지지한 당원들은 상위 후보에게 재투표하게 한다. 그래서 나온 최종 득표수만큼 아이오와의 대의원 49명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하지만 앱은 세 항목 간의 불일치를 나타냈고 24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제의 참사는 예고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민주당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오와 선거구 대표들 중 4분의 1만이 이 앱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2중의 인증 과정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전화로 투표 결과를 송부해야 했는데 결과를 총합할 충분한 인원을 준비하지 못했다. 앱을 너무 믿었던 탓이다. 답답한 마음에 사진으로 결과를 찍어 전송하는 이도 있었지만 계산은 틀렸고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화가 난 언론은 실리콘밸리가 지지하는 미국 민주당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취재해 보도했다. 그래서 이 앱의 개발자가 새도우(Shadow Inc.)라는 회사라는 것을 밝혀낸다. 이 회사는 민주당 디지털 비영리 단체 Acronym이 소유하고 있는데 그 회사 주요 구성원이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페인 팀에서 일하던 이들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클린턴의 영향력이 아직도 민주당 지도부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그녀의 파워가 이번처럼 검증되지 않은 앱 구입과 연결됐다고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완전하지 않은 앱 사용을 위해 각 주의 민주당에서 지불한 금액도 찾아냈다. 주 정부 기록에 의하면 아이오와 민주당은 이 앱을 개발한 새도우 사에 총 $63,183를 냈다. 22일 있을 네바다주 민주당도 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 작년 8월에 이 회사에 $58,000를 지불했다. 가장 최근의 선거 신고서에 따르면, 새도우 사는 작년 한 해만 네바다와 위스콘신 주 민주당에서 약 15만 달러를 벌었다. 


더군다나 이런 앱 사용을 위해 수 천만 달러의 민주당 기부금이 들어가고 있고 민주당 선거를 뛰는 이들이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 앱이 투표와 관련한 에러를 줄일만한 충분한 테스트 시간이 없었던 것, 익명의 소식통 발로 애플 매장 승인을 받을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개발 후 사용자 훈련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게 이번 오류의 원인이 됐다고 신문은 적고 있다. 



아웃 소싱된 민주주의 서비스


아이오와 코커스는 말 그대로 '컨벤션 효과'로 11월 대선까지 민주당의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첫 기회였다. 이를 미국 민주당은 어이없이 놓쳐 버린 것이다. 이 실수에 가장 기뻐하는 것은 역시 공화당 트럼프 진영이다. 같은 날 치러진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는 97.2% 공화당 유권자에게 선택받았다. 투표에서 개표까지 정확히 25분이 걸렸다. 그는 화요일 아침 트윗을 통해 민주당 코커스를 "역사상 가장 엉성"했다며 "재앙'이라고 했다. 어젯밤 아이오와에서의 유일한 승자는 97.2%를 얻은 "자신"이라는 말과 함께. 트럼프의 장남도 역시 트위터에서 민주당을 조롱했다. "4년 준비한 코커스 하나 운영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를 운영할 수 있겠나".라고.   


15% 이하의 득표를 얻었지만 미래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는 앤드류 양도 이번 아이오와 사태에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테크놀로지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라고 


스마트폰의 앱 하나로 촉발된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사태에 대해 한 언론인의 분석이 와 닿는다. Common Dreams의 Cari hernandez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망친 앱>이라는 칼럼에서 이런 말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위협에 집중한다. 하지만 더 흔한고 덜 사악한 악당들이 그 현장에 들어온 것 같다. 간부, 관리자, 개발자 그리고 그들이 무얼 하는지 모르는 당 간부들이 그들이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오와 코커스는 끝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시작부터 큰 허점을 드러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분위기다. 후보들과 민주당원 그리고 국민들의 신뢰를 이들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대선만큼보다 우려스럽게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Volunteers tabulate the votes on the presidential preference cards during an Iowa Democratic Party Caucus meeting at Fort Madison High School in Fort Madison, Iowa, on February 3, 2020. (Photo: Keith Gillett/Icon Sportswire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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