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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Oct 28. 2019

버닝썬같은 도시: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민박집 주인의 뉴욕이야기(6)


라스베가스에 다녀왔다. 정확히는 그랜드캐년을 가기 위해 라스베가스를 경유했다. 뉴왁공항에서 4시간 30분 거리였지만 3시간 뒤로 늦춰진 시차탓에 마치 하늘에서 한 시간 반 밖에 머물지 않은 듯했다. 듣던대로 화려함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파리가 있었고 뉴욕이 있었고 런던에서 보았던 거대한 바퀴가 하늘을 가르고 있다.

 위압적인 크기와 화려함을 뽐내는 호텔들에 정신을 뺐기고 있으려니 예약한 호텔에 도착한다. 호텔 안은 또 다른 불야성, 밖의 불빛과는 차원이 다른 요란한 카지노 머신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한다. 담배연기보다 더 자욱한 욕망과 흥분과 한방이 버무러진 공기가 고급 카펫이 깔린 너른 복도에 자욱하다.


자정 넘어 체크인한 호텔에서 말 그대로 눈만 붙이고 새벽 일찍 도망치듯 그랜드캐년을 향했다.


그리고 며칠 만에 다시 온 라스베가스, 여전히 무대 위 무희같고 영화속 배우같은 도시였다.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 주는 여느 곳보다 가장 먼저 마리화나가 합법화됐다. 1년 365일, 24시간 어디서나 결혼할 수 있고 이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춘이 합법인 도시다. 하루에도 십 수번 마주치는 광고에서 금발의 미녀들이 속삭인다. Girls to your Room. 이 아가씨들이 너의 방으로 바로 간단다. 거리에서 건네는 명함엔 기괴한 동작을 한 여자들이 전화번호와 함께 초고도 화질로 인쇄돼 있다. T팬티에 노브라인 젊은 여인들과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달러를 건네주는 것은 그냥 애교로 보일 정도였다.



내가 본 풍경은 도보와 택시를 통해 만나는 곳이었다. 저 화려한 호텔 저 안에서 벌어지는

문득 나는버닝썬이 이 도시를 모델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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