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23. 맥시멀리스트 미니멀리스트

그 명확한 경계?

by 채영신

좋아하는 모임이 있다.


나로 인한 모임은 아니고 남편친구들 모임인데

그 모임에서 나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가진다.


어떤 모임에서는 그저 귀여운 동생이고 어떤 모임에서는 나는 차분한 미니멀리스트이지만

이 모임에서는 누구보다 목소리 크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이 모임에서 나는 나서기 좋아하던 학창 시절 반장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모임에서 함께 하는 남편친구부인이 있는데 나보다 몇 살 어린 친구이지만 코드가 잘 맞아 오랜만에 만나도 이야기가 잘 이어진다.


오늘 그 친구에게 나의 sns를 공개했다.

친구들에게 나만의 공간을 페르소나를 들키는 것이 싫고 온전히 다른 나로서 존재하고 싶어 나의 sns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 친구와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나의 인스타그램을 공개했다.


나의 공간을 본 친구는 본인은 맥시멀리스트라고 밝히며 미니멀한 공간을 꾸려가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사실 나는 맥시멀리스트다 미니멀리스트다라고 양분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공간에 자신의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만으로 둘러싸여 살고 싶을 것이다. 다만 그 필요로 하는 종류와 양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킨케어를 들어보면 나는 이제 비누 2개면 샤워를 깨끗하게 끝낼 수 있다. 도브 비누로 세안도 하고 바디워시로도 핸드워시로도 사용할 수 있고 트리트먼트기능이 포함된 샴푸바 하나면 머리도 깨끗하게 감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핸드워시와 바디워시 폼클렌징과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가 모두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왜 없을까?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낭비라고 규정하거나 맥시멀리스트라고 규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나보다 더 세밀화된 기준으로 사용하고 관리해도 스트레스 없이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종류가 다양하면 더 세분화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으니 초기비용의 차이만 있을 뿐 더 낭비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다만 나는 많은 제품을 관리하고 보관하는 것에 피로함을 느끼고 간단하고 단순하게 생활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미니멀해질 수 있냐고 물어보신다면 정말 많은 소품들과 물건들에 둘러싸여본 사람으로서!!

"처음부터 많이 사지 마세요!"

이게 제일 확실한 정답이다.


우리 집에 어울릴지, 하나의 제품을 치우고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고 등등의 이야기들은 다 차치하고라도 가장 중요한 건 처음부터 너무 대량의 물건을 우리 집에 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 물건이 내가 정말 잘 쓸지 우리 집에 맞을지 그런 것들을 테스트해 본 이후 조금의 양을 더 구입하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다.


진정한 절약은 내가 얼마만큼 이 필요한지를 알고 적당한 양을 사고 우리 집 규모에 맞는 소비를 이어가는 것이지 얼마나 더 가성비 있게 더 많은 양을 구입하는지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