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25. 글리코겐을 빼내자

몸과 마음의 리셋에는 끝은 정말 없는 건가

by 채영신

2025년 한 해, 다이어트라는 주제로 씨름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생기고 그 이후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육아에 매달려 오면서

식사는 무너졌고 산책은커녕 혼자 커피 마실 시간도 녹녹지 않았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면 생기는 자유시간인데 무슨 궤변이냐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덧붙이고 싶지 않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는 것도 맞다.


여유시간이 없었고 잠시의 시간도 최대한 우리 가족의 무궁한영광?을 위해 사용해야만 할 것 같았다.


오랜만에 차분히 따뜻한 차가 내 몸속에 흡수되는 것을 느끼며 20205년 봄, 나는 우리 부부는 그래! 우리 다이어트를 하자! 그렇게 결심했다.


각자 크고 작은 만성질환을 앓은 이후라

보다 정확한 몸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위해 피검사를 했고

20대 때 무작정 뛰고 무작정 굶으면 빠지던 엄청난 에너지의 몸에서 벗어났으니 이론적으로도 공부해 보고자 노력했다.


피검사를 진행한 의사 선생님과 의논도 했지만 누구나 만능으로 만들어주는 챗 gpt의 도움도 받았다.


열심히 식단과 운동을 하다가 잠시 놓쳤을 때 다음날 쑤욱 체중이 오르는 현상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는데

AI의 도움으로 글리코겐이라는 녀석을 알게 되었다.


식단을 조절할 때 단백질과 지방 채소위주로 식사를 하다가 회식이나 모임에서 술과 탄수화물을 좀 더 많이 먹게 되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라는 녀석이 쌓이는데 글리코겐이 1그람당 약 3그람 정도의 수분을 함께 끌어와 체중이 더 쉽게 변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어쩐지 2킬로 그람이 오르려면 만 킬로 칼로리가 넘도록 먹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올라가는지가 늘 의문이었는데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원래 살이 쉽게 빠지는 체질이 아니라 사실 약간의 체중감량을 한 이후 나의 몸은 그 몇 킬로 그람을 뺀 것을 유지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한 번씩 식사를 잘하고 나면 글리코겐을 빼내고자 며칠간 다시 염분과 탄수화물을 제하고 식사를 하며 반복에 반복을 가했다. 그 과정에서 아주 조금씩이나마 내 몸이 이제부터는 체중 하향곡선을 그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사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내 몸의 군더더기를 보며, 내 몸의 군더더기를 정비하며 나는 오히려 내 마음의 군더더기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군더더기도 내 몸의 군더더기처럼 그렇게 매일매일 살피고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관리하고 관리하다 보면 긍정의 방향으로 변화해 주지 않을까?

나쁜 마음은 자기보다 더 나쁜 기운을 함께 끌고 와 나를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도 나는 내 몸에 남아있는 글리코겐을 빼내고 내 안의 군더더기를 더 사용할 수 있도록 내 몸을 쓰고

내 마음에 들어온 마음의 글리코겐을 빼내고 깊은 마음속 찌꺼기도 한 번씩 정리되도록 더 좋은 이야기를 하고 더 좋은 이야기를 듣고 웃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