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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휴 Feb 03. 2016

흥(興), 그 유쾌함 속으로!

음반 <Tuxedo> 리뷰

이미지 출처: washingtontimes.com



메이어 호손(Mayer Hawthorne)의 2013년 앨범 <Where Does This Door Go> 속엔 특별한 보너스 트랙이 담겨 있습니다. ‘80년대식 부기(Boogie)의 멋을 느낄 수 있는 “Designer Drug”이란 곡인데요. 스눕 독(Snoop Dogg)의 “Toyz N Da Hood”로 ‘피-훵크(P-Funk)’의 혼을 태우던 프로듀서 제이크 원(Jake One)이 함께한 작품입니다. 

마침 레트로(Retro)는 ‘60, 70년대식으로만 표현되던 식상한 범주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때맞춰 둘은 자연스럽게 각자 부기 스타일에 받은 영향을 해석하여 프로젝트 턱시도(Tuxedo)를 결성하고 새로운 레트로의 유행을 선도합니다.


“Toyz N Da Hood”는 스눕 독(Snoop Dogg)이 2011년에 발표한 앨범 <Doggumentary>에 수록됐으며, 훵크(Funk) 음악인 붓시 콜린스(Bootsy Collins)가 피쳐링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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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er Hawthorne - Designer Drug

Snoop Dogg feat. Bootsy Collins - Toyz N Da Hood






이미지 출처: auto64.com



뉴 잭 스윙(New Jack Swing)이 유행하기 전에는, 신디사이저(Synthesizer), 훵키한(Funky) 기타와 베이스 연주를 토대로 각종 아날로그 연주를 혼합한 ‘제리 컬(Jheri Curl)’ 형식이 있었습니다. '80년대 흑인음악의 대표적인 댄스(Dance) 양식이기도 합니다. 하워드 존슨(Howard Johnson), 슬레이브(Slave), 르로이 버지스(Leroy Burgess), 컨훵션(Con Funk Shun)과 같은 음악인들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킵니다.

'아, 예전엔 이런 게 있었지.' 턱시도는 잊힌 것을 꺼내어 다시금 현재의 것으로 실체화합니다.


제리 컬은 '8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향유하던 헤어스타일을 말한다. 헤어드레서 제리 레딩(Jheri Redding)에 의해 탄생한 스타일로, 창시자의 이름을 따 ‘제리 컬(Jheri Curl)’이라 불렀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이지-이(Eazy-E), 사무엘 잭슨(Samuel L. Jackson) 등 당시 대중문화를 선도했던 이들에게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완성형 스타일이기도 했다. 하나의 아이콘으로 잡리잡은 '제리 컬'을 빗대어 흑인음악에도 '80년대 부기(Boogie) 댄스 양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제리 컬 스타일(또는 훵크)'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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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ard Johnson - So Fine

LeRoy Burgess - Heartbreaker




턱시도는 2013년에 앨범 <American Love>를 발표해 ‘80년대식 음악을 들려준 밴드 배드 래빗(Bad Rabbit)과 좋은 균형을 이루겠습니다. 배드 래빗이 카메오(Cameo),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처럼 거친 질감을 드러냈다면, 턱시도는 찰랑거리는 물결처럼 부드럽게 흐릅니다. 거기에 ‘브레이킹(Breakin)’을 담았군요.


브레이킹은 스트릿댄스(Street Dance)의 한 장르이며 비보잉(B-Boying)이라 불린다. 힙합(Hip-Hop) 문화를 형성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지 출처: windishagency.com



스눕 독의 “Ain’t No Fun”에서 네잇 독(Nate Dogg)이 맡은 후렴구가 턱시도의 “Number One”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스눕 독, 독 파운드(Tha Dogg Pound), 대즈 딜린저(Daz Dillinger) 등의 음악인이 떠오릅니다. 과거 '데스 로우(Death Row)' 레이블을 상징하는 지-훵크(G-Funk) 스타일에 시선을 둔 제이크 원의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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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feat. Nate Dogg, Warren G & Kurupt - Ain't No Fun

Tuxedo - Number One




샘플링(Sampling)을 절제했다는 점도 눈 여겨 볼만합니다. 제이크 원이 늘상 하던 게 샘플링이었으니까요. 이미 레트로 분야에 굵직한 선을 긋고 있는 메이어 호손에게도 새로운 모습입니다. 턱시도는 서로 진화의 촉매로 작용한 프로젝트인 셈이네요.





이미지 출처: raphaelsaadiq-and-soul.fr



본 앨범은 전체적으로 유쾌한 흐름이 일탈 없이 시종일관 이어집니다. 명확하고 깔끔한 편곡이 자연스레 몰입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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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xedo - Do It




최근 많은 음악인이 ‘80년대로 회귀하고자 하는데, 그럼에도 부족했던 무언가를 턱시도가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지-훵크’와 ‘제리 컬’이 만난 ‘턱시도 훵크(Tuxedo Funk)'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 Album Info.

- Artist: Tuxedo

- Title: Tuxedo

- Label: Stones Throw


■ Track List

01. Lost Lover

02. R U Ready

03. Watch the Dance

04. So Good

05. Two Wrongs

06. Tuxedo Groove

07. I Got U

08. The Right Time

09. Roll Along

10. Get U Home

11. Do It

12. Number One






본 내용은 2015년 3월 10일자 리드머(http://board.rhythmer.net)에 개제된 내용을 각색한 글이며, 원작자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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