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소녀 반다』

거울에 비치지 않는 얼굴, 사랑으로 비춰 보다

by 휴가

거울 속에 없는 나, 그럼에도 살아가는 나

밤이 찾아오면 관에서 일어나는 반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뱀파이어와는 달리 피를 싫어하고, 채소를 사랑하는 초록빛 소녀입니다.
무엇보다 반다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습니다.
거울 속에 비치지 않는 존재, 그래서 “나는 못생겼을까? 예쁠까?”를 끊임없이 묻는 반다의 모습은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모든 아이의 초상처럼 느껴집니다.

그녀는 춤을 사랑하지만, 그 춤추는 모습을 결코 볼 수 없지요.
그럼에도 반다는 음악과 움직임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거울이 없더라도, 세상이 자신을 알아봐 주지 않아도 —
“나는 나로 존재한다”는 외침이 작품 전반을 감싸고 있습니다.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비춰보는 순간

늑대인간 토니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따뜻하게 바뀝니다.
자신의 흉측한 얼굴을 부끄러워하던 토니는,
거꾸로 반다에게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봅니다.
“네 눈은 보름달 같아.”
그 한마디로, 반다는 처음으로 자신을 ‘그려볼 수’ 있게 되지요.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는 두 존재 —
이 이야기의 진짜 마법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자신을 알아보는 힘입니다.



거울 속의 모습보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에게 “너는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말을 전해주듯,
이 책은 불완전한 존재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상의 거울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비추는 법 —
그것이 반다가 전해주는 가장 따뜻한 메시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