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보름달 밤에 만나』

달빛을 따라가는 세 친구의 이야기

by 휴가

글.그림 : 노무라 우코




달님을 바라보던 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오리너구리·가시두더지·쿼카, 세 친구는 어김없이 함께 모입니다.
달빛 아래서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며,
따뜻한 밤을 채워 갑니다.

이날도 달님은 유난히 아름다웠지요.




손에 닿을 것 같던 빛

집으로 돌아가던 오리너구리는
호수 위에서 일렁이는 동그란 빛을 발견합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반짝이는 그 모습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요.

“이 달님이라면, 손에 닿을지도 몰라.”

오리너구리는 그물을 가져와
‘호수 달님’을 건져 올리고
커다란 병에 소중히 담아 둡니다.
혼자 있는 밤에도 마음을 밝혀 주는 작은 빛.


어둠 속에 남겨진 친구들

다시 보름달 밤.
오리너구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을 만나러 가지만
숲은 이상할 만큼 조용합니다.
쿼카는 발을 다쳐 있고,
가시두더지는 어둠에 겁을 먹고 웅크리고 있지요.

“달님이 사라졌잖아. 지난 보름달 밤부터.”

깜깜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리너구리는 호수에서 달을 건져 올렸던 일을 털어놓습니다.
가시두더지는 조심스레 말합니다.

“호수 달님이랑 하늘 달님, 같은 달님이었나 봐…”

오리너구리는 울먹이며 고개를 숙입니다.


달이 사라진 숲에서

잠시 침묵하던 쿼카가 말합니다.

“호수 달님을 제자리로 돌려놓자!”

세 친구는 다시 어둠 속을 걸어
달님이 담긴 병을 호수로 가져갑니다.
그물을 살짝 내려놓자
빛은 물속으로 스르르 사라지고,
잠시 뒤, 다시 둥글고 반짝이며 떠오릅니다.

멀리서 부엉이 할아버지의 노래가 들립니다.
숲은 서서히 제 빛을 되찾습니다.



빛을 돌려보내는 일

『다음 보름달 밤에 만나』는
‘너무 예뻐서 갖고 싶었던 마음’과
‘돌려놓았을 때 다시 돌아오는 빛’을
소박한 이야기로 전합니다.

빛은,
손 안에만 두기보다
함께 바라볼 때 더욱 아름답다는 것.

다음 보름달 밤을 기다리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품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손안에 꼭 쥐고 싶지만, 사실은 그대로 두기 때문에 더 소중해지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요.

가령,
잠드는 순간까지 붙잡아두고 싶은 아이의 작은 목소리,
잠깐 스쳐 지나가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저녁 하늘,
금세 흩어져 버리는 비눗방울 같은 웃음들.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예쁘고,
머물지 않기 때문에 더 반짝이는 것들.

달빛을 보내주던 그 장면처럼,
우리는 매일 그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잠시 품고,
다시 세상에 흘려보내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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