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해저터널』

바다 아래를 달린 하루

by 휴가

“같은 길이라도, 아이의 눈으로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ChatGPT Image 2025년 10월 7일 오후 07_03_09.png


바다 밑을 지나는 특별한 길, 보령 해저터널

얼마 전, 아이와 함께 보령 해저터널을 다녀왔습니다.
보령 해저터널은 충청남도 보령시와 태안군을 잇는 국내 최장, 세계 다섯 번째 규모의 해저터널입니다.
길이는 약 6.9km로, 서해 바다 밑을 관통해 두 지역을 연결하고 있죠.

터널은 해수면 아래 약 80m 깊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완공까지 무려 6년이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지금은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를 오가는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주며, 서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른의 시선에서는, 그냥 긴 터널

사실 저는 사전에 찾아봤을 때, ‘그냥 터널이지 뭐’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해저터널이라고 해도 내부가 바다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바닷속 생물들이 지나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막상 직접 가봤을 때도 첫인상은 “생각보다 평범하다”였어요.
긴 터널을 일정한 속도로 달리며, 차창 밖으로는 콘크리트 벽뿐이었습니다.


아이의 시선에서는, 신비한 바닷속 여행

그런데 아이에게 물었을 때의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아니? 달라. 해저터널은 바다 밑을 지나가는 거잖아. 그러니까 다르지.”
그 말 한마디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냥 ‘길’로 봤지만, 아이는 그 터널을 ‘바닷속을 지나는 신기한 통로’로 본 것이죠.

아이는 덧붙였습니다.
“귀가 높은 곳 올라갈 때처럼 먹먹했어. 높은 데도 아닌데 귀가 그래서 신기했어.”
그 경험을 재미있다고 말하는 아이의 표정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선의 깊이를 배우다

보령 해저터널은 어른에겐 그저 ‘길’ 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경험’이었나 봅니다.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같은 길이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이 덕분에 평범한 하루가 조금 특별해졌습니다.
바다 밑을 지나며, 잠시나마 우리 둘만의 작은 여행을 한 기분이었어요.


마무리하며

보령 해저터널은 단순히 이동을 위한 도로가 아니라,
아이에게는 “세상을 알아가는 창”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평범한 길’이 특별한 경험으로 바뀔지, 기대가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선인장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