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글
'명상록'은 철학책으로 첫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던 책이다.
이 책과 쓰여진 시점과 현재 사이에 거의 이천년이란 어마어마한 시간이 메워져있다.
'명상록'은 라틴어 제목으로 '자기 자신에게'로 번역된다고 한다.
제목대로라면 자신을 성찰하며 스스로 되새겨보는 일기, 즉 셀프 메시지를 기록한 셈이다.
역사상 최대 부흥을 누렸던 로마시대 황제가 도대체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그의 삶이 궁금했고, 로마시대가 궁금하기도 했다.
명상록 전반에 걸쳐 어려운 철학용어가 많이 나오지만, 수많은 문장은 자기계발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문장들이다.
'명상록'은 고대판 셀프 리더쉽 교재라고나 할까?
어쩌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교과서 같은 정석 법칙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한 건 아닐까 싶다.
늘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겸손히 살아가는 삶, 그런 삶의 모습에 관해 계속 잔소리(좀 더 세련되게 코칭)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진정한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치열한 자기 성찰을 지속할 줄 아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똑바로 서라. 아니면 똑바로 세워져야만 할 테니까.
따끔한 팩폭 당하는 느낌이 드는 뼈아픈 문장이다.
나는 내 자신을 돌보아 가며 살아가는지, 혹시나 남의 눈치를 살피며 용기를 내지 못하는 순간은 없는지 머리 속에서 스치듯 생각해 보곤했다.
이성을 가지고 지혜로운 판단으로 이성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인지 되물어본다.
인간의 이성, 그 이상으로 '명상록'에서는 자연의 섭리에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에 관해서도 많이 언급된다.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은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인데, 과연 나는 현재의 상황을 경견하게 받아들여 만족하며 살아가는지 스스로 반성해 보기도 했다.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
검토하지 않은 그 어떤 것이 마음속에 몰래 스며들지 못하도록 현재의 인상을 세심하게 분석하는 것,
이것은 네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를 넘어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우리의 삶은 공동체가 아니던가.
‘나’라는 작은 우주만 보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 역시 잘 챙겨라는 보이지 않는 아우렐리우스 할아버지께서 잔소리 해 주는, 딱 그 느낌이었다.
자연과 이성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공동체'였다.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을 세우고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것, 생각해 보면 작은 교실에서 내가 매일 하는 잔소리와도 비슷하다.(ㅎㅎ)
조금 더 넓게 보면 세대갈등, 빈부갈등으로 겹겹히 갈등이 쌓여있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일까에 관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명상록을 읽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용기는 없다.
분명히 읽고 밑줄도 그어놨는데 읽어도 읽어도 새롭다.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 내가 소화시키지 못한 부분이 많다.
언젠가 또 읽을 기회가 온다면 지금보다 내 이해력이 더 성장했을지 비교해 보고 싶다.
먼 훗날, "나는 내 몫을 다했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그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