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9 매일매일 부지런히 프로젝트 - 글쓰기 part 1
문이 열리고 레이스가 시작된다. 환승역까지의 거리는 대략 걸어서 7 ~ 8분 정도, 걸음이 느릴 경우 10분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서 조금이라도 어물정거리다가는 10분 이상 늦고 만다. 그만큼 환승 시 배차간격이 극악이다.
문이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은 짐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호흡을 가다듬는 이도 있다. 이렇게 뭔가의 마음의 준비를 하는 이들은 전부 환승을 하는 이들이다. 그에 반해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여기가 어디인지 관심이 없듯이 폰만 보고 있다. 그러다 가끔씩 고개를 쭉 빼고는 좌우로 둘러보면서 현재 역의 이름을 빠르게 캐치하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온 이들이거나, 환승을 하지 않고 해당 역에서 내리는 이글이다. 이 역에서는 안 내리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승역이 마지막 역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앉아 있는 사람은 내려야 할 장소를 지나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드디어 지하철이 코너에 돌입했다. 알게 모르게 살짝 몸이 한쪽으로 기운다. 마치 준비하라고 지하철이 신호를 내리는 것 같다.
코너를 빠져나오면 곧이어 지하철 창문 쪽으로 밝은 빛이 들어오고, 역이 천천히 다가온다. 지하철이 정해진 위치에 멈추고, 문이 열리기 시작하면 경기는 시작된다.
거리는 300m가 채 되지 않는 거리. 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