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30 매일매일 부지런히 프로젝트 -글쓰기 part 1
어두운 회의실에 불이 켜지고 학생 두 명이 들어온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땅만 보고 있다.
회의실 중앙에는 검은 실루엣의 남자가 앉아 있다. 손에는 서류 뭉치들이 들려 있고, 학생들이 들어왔는데도 고개를 들지 않고 서류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체 왜 그런 거지? "
" 잘못했습니다. "
학생들은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이 둘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매기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장난꾸러기이다. 공부는 하지 않고 장난만 치는 어쩌면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이었다.
매기에게는 고등학교로 올라오면서 알게 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기수라는 이름의 매기의 친구는 어쩌면 매기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아이였다. 언제나 긍정적이었던 매기에 반해 기수는 조금 음침한 면이 있었다.
언제나 머리로 눈을 가리고 다녔고, 손은 햇살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기수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처음 학교에 배정될 때부터 그랬다. 혼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에서 왔기 때문에 기존의 친구도 없었다. 기수 역시 반애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너 회연 중 출신이라며?”
그런 기수에게 매기는 처음으로 말을 걸어주는 친구였다. 기수는 그런 매기의 눈을 또렷이 보더니 대답을 하지 않고 보고 있던 소설책에 다시 눈을 돌렸다.
“웅? 대답해줄래? 응? “
매기의 성격은 어쩌면 기수에게 재앙이라 할 수 있었다. 시시때때로 찾아와 말을 걸었고, 기수 또한 조금씩 매기의 말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둘이 친해지기 시작한 건 겨울 방학이 되기 직전이었다.
매기는 기수에게 스키장에 같이 가자며 꼬신다. 하지만 기수는 매기의 부탁이 마뜩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매기가 보여준 행동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기는 사실 기수의 내성적 성격을 고쳐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른 친구와 함께 한 가지 꾀를 내었다. 바로 기수의 숫기없음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내용은 스키장에서 헌팅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술을 한잔 하면서 기수의 숙스럼을 없애보려고 한 것이다.
스키를 타고 헌팅까지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문제는 술이었다. 기수에게는 술이라는 말을 안 했고, 음료에 섞은 소주를 들이키자마나 기수는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기수는 처음부터 알코올이 몸에 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기수를 데리고 매기는 어쩔 줄 몰라했고, 결국 이렇게 선생님 앞에서 사건의 경위를 듣게 되었다. 매기는 단순히 기수를 위한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기수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류를 들고 있던 선생님이 전화를 받는다.
“어, 그래? 다행이네. 알겠어.”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매기와 그 친구에게 말한다.
“기수, 괜찮다고 방금 연락 왔다. 선천적으로 안 받는 타입이라고 한다. 이번 일은 기수를 위한 거라고 말한 내용을 참고해서 징계위원회 열 테니까 이만 가봐.”
선생님의 말에 매기는 이제야 안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