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청소보다 간편한 방법이다.
에어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계절이다. 그런데 에어컨에서 냄새가 난다면? 국내 기사를 찾아보면 에어컨 청소 업체를 홍보하는 광고성 기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좀 더 친절한 기사들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필터 청소’를 권한다. 당장 사용을 중단하고 필터의 먼지를 털어낸 후 주방세제 등으로 미지근한 물에 세척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필터 청소로는 에어컨 냄새가 잘 잡히지 않는다.
일본의 에어컨 제조 업체들은 좀 더 간편한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화제가 된 곳은 트위터. 지난달 7일 한 사용자가 ”내부 청소를 해도 필터를 세탁해봐도 냄새가 빠지지 않았는데 전화했더니 방 창문 열고 16도로 1시간 돌리라는 얘기를 들었다. 시험해 봤더니 거짓말처럼 냄새가 사라졌다. 같은 증상으로 곤란한 사람들은 한번 해봐”라고 올린 트윗이 5만번 넘게 리트윗됐다.
일본의 테크 매체인 ‘IT 미디어’는 이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사진의 에어컨이 미쓰비시 전자임을 확인하고 이 회사에 직접 물어봤다.
미쓰비시 쪽은 “이 방법이 유효하다고 판단해 고객에게도 알려주고 있다”며 ”낮은 온도에서 냉방 운전을 하면 열교환기나 드레인 팬에 들러붙어 있던 냄새 성분들이 응축된 물에 용해되어 바깥으로 배출되며 냄새가 줄어들게 된다”고 답했다.
이 설명을 이해하려면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 운전시 에어컨이 실내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벽이나 카페트, 가구, 옷 등에 붙은 냄새 성분들이 함께 흡입된다. 이렇게 빨려 들어간 냄새 성분들이 열교환기나 드레인 팬에 계속해서 들러붙다 보니 그 집의 에어컨에서는 그 집의 곰팡이나 냄새 성분이 응축 강화된다는 것.
가정에서 에어컨 청소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봐야 덮개를 열고 필터를 탁탁 털어 물에 씻는 정도. 에어컨의 열교환기와 드레인 팬을 꺼내 청소하려면 업체를 불러야 하고, 이때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16도로 급속 냉방을 하며 열교환기를 돌리면 공기 중의 수분이 차가운 열교환기에 계속 응축되어 흐르면서 저절로 냄새 성분을 씻어준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미쓰비시 쪽 역시 IT미디어에 ”타사의 에어컨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멘트는 삼가겠다”며 ”에어컨을 풀가동 하게 되면 전기료가 나올 수는 있다. 다만 에어컨 내부 세정은 전문가에게 돈을 주고 의뢰해야 하므로 고객이 어느 쪽이 좋은지 선택하는데 달렸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글 : 박세회(허프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