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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크seek Aug 23. 2020

희망 청년 박정규의 수첩; 더 나은 삶

[언타이틀 #1]

-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행 중인 전우의 한마디. "순례자들이 내 자전거를 밀어주고 있어요." 아! 그렇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삶을 밀어주고 있었던가! 잊어버릴 건 잊어버려도 잊지 말아야 할 건 잃어버리지 말자!


- 삶의 마지막 날을 알려주는 작은 새가 항상 오른쪽 어깨 위에 앉아 있다면 좋겠다. 내가 처음 마음을 오염시키려 할 때마다 말을 걸어주면 좋겠다. 24820일 남았어.


- 한숨 자고 나면 모든 상황이 좋아질 때가 있다. 우린 너무 조급하게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한다.


-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는 처음처럼 마음을 유지하는 일. 길 따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따라 길이 달라져야 한다.


- 시간만 지나면 해결된다는 막연한 기대감은 버리자. 대신 시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최대한 땀을 흘리자. 땀이 시간에 스며들면 들수록 시간은 좀 더 부드럽고 리듬 있게 흘러갈 것이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용서.


- 나의 팔 길이는 얼마일까에 대한 질문은 참으로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팔의 길이는 현실, 눈에 보이지 않는 팔의 길이는 이상. 보이는 곳으로 팔을 뻗을 것인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팔을 뻗을 것인가에 따라서 처음의 미세한 차이가 거대한 차이를 만들기에.


- 먹고사는 고민만 하다 보면 먹고사는 게 먼저 해결되고 꿈을 위해 고민만 하다 보면 꿈이 먼저 해결된다.


- 모처럼 무궁화호. 자리가 없다. 산책 시작. 열차 처음에서 마지막까지. 자리가 없는 이들에게 눈이 간다. 서서 가는 아저씨, 출입문쪽 좌석 뒤의 바닥에 앉아가는 청년, 객차 사이 계단에 앉아가는 아주머니, 화장실 앞에 서성이는 아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가씨, 편의점 칸에 서 있거나 앉아있는 학생들, 메뚜기 사람들... 살아가면서도 내 자리가 없는 순간이 있다. 어디에 앉고 싶은지 어디에 앉아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을 때... 덜커덩 덜커덩 그래도 인생은 계속된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예전에는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점점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요즘은 두렵다. 내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의심 때문에.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큰 오류가 있었다. 나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한 삶이었다는 걸, 난 단지 그분의 손을 부여잡고 두려움에 떨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존재라는 걸 잊고 있었다. 나를 증명하는 게 아니라 그분의 인도하심을 증명하는 일에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 시간도 흘러가고 우리의 감정도 흘러간다. 모든 것은 흘러가나니 어떠한 것에도 집착하지 말자. 정말 소중한 순간순간을 마음으로 보내는 것. 그것만이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눈을 감고 눈을 뜨자.


- 밥 먹고 사는 일이 삶의 모든 고민이 되어버린다면 그것만큼 절망스러운 일은 없다. 배부른 일과 마음이 부른 일의 균형 맞추기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란 걸 느끼는 오후.


- 목적 없는 온라인은 소중한 것들을 점점 잊어버리게 만든다. 정말 기억하고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우린 점점 오프라인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 <당신에게 오늘은 어떤 날입니까?> 첫 아이가 태어나는 날, 결혼하는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첫 직장에 출근하는 날, 그냥 하염없이 울고 싶은 날, 군입대하는 날, 처음 사귄 친구가 전학 가는 날, 날, 토익시험 치는 날,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칭찬받은 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대출이자 갚는 날, 처음 사귄 남자 친구와 헤어진 날, 처음으로 혼자 여행 가는 날... 그렇게 우리의 오늘은 시간의 순서만 다를 뿐 같은 모습 다른 모습으로 교차한다.


- 미. 친. 놈 소리를 듣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미쳤거나 세상이 미쳤거나.


- 꿈만 가진 사람은 쉬운 바보, 꿈을 위해 꿈틀거리는 사람은 괜찮은 바보, 꿈을 위해 어리석은 길을 포기하지 않는 바보는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바보.


-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화에는 이름 모를 이들의 측정할 수 없는 땀과 눈물이 스며들어 있다. 다른 문화가 낯설기만 한 이유는 그곳에 나의 땀과 눈물이 섞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문화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각오를 해야 한다.



#희망여행 #여행작가 #자전거희망여행가 #박정규 #세계일주 #세계여행 #자전거세계일주 #광야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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