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크seek Nov 12. 2020

크리스천 연애 그리고 결혼, 프롤로그

사랑을 말하는 것이 죄일지라도, 나는 고백하리라.

    “장담하건대, 세상이 다 겨울이어도   

     우리 사랑은 늘 봄처럼 따뜻하고   

     간혹, 여름처럼 뜨거울 겁니다.” - 이수동, <사랑가>     


  #1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 했다. 오늘도 많은 이들의 가슴은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또 시퍼렇게 멍이 든다. 사랑 때문이다. 테렌티우스가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을 말하는 것이 죄일지라도, 나는 고백하리라.”


  #2 그런데 어렵다. 크리스천 연애와 결혼은 더더욱 어렵다. 성경적 담론은 넘쳐나는데 내용이 각양각색이다. TV에 나오는 강사나 책을 쓴 작가의 어떤 조언이든, 어떤 지혜든 자신의 직‧간접적 경험을 뛰어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내 맘 같지 않은 훈계적, 율법적 솔루션이 썩 내키지 않을 때도 있다.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마음과 마음이 닿는 순간을 특정한 공식에 입각해서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총체적이고 인격적으로 해석되어야 비로소 한 사람을 향한 주님의 계획과 마음을 알 수 있다.


  #3 매 시즌 여러 커플들이 환한 미소로 청첩장을 들고 찾아온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복된 날에 함께 하고 싶으니 말이다. 그때마다 초대해준 감사한 마음에 답하며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하고 축복해준다. 반면 ‘그녀가 왜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걸까요?’ 사랑의 열병을 앓았다가 쓰라리게 체념한 형제의 울음을 마주하기도 하고, ‘나에게는 지금 아무 소망도 없어요. 이대로 그냥 쭉 혼자 살 게 될 것 같아요.’ 망연자실해하던 한 자매의 절망적인 고백을 조용히 들어주기도 한다. 마음을 건넨 이로부터 거절당해 상처받기 싫음은, 나를 아껴주고 평생 함께할 누군가를 향한 갈망은 여전하다. 그래, 살아있는 동안은 모두에게 진실한 사랑이 필요하다.      


  #4 사랑은 그 달콤한 시간과 인내의 과정을 거쳐 서로를 성장하게 한다. 그 안에는 하늘의 뜻이 이 땅 가운데 이뤄질 것을 소망하는 ‘비전’이 맞닿아 있다. 그래서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은 ‘사랑’이라는 기저에 더해 가급적 동일한 가치관을 가진 배우자를 만나기를 기도한다. 이러한 바람 속에 피할 수 없는 두 가지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하나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이다. 팀 켈러 목사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결혼 관련 책이나 각종 크리스천 이성교제 강의나 이 부분을 짚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없다. 그러니 만남에서 결혼까지는 사실 가장 깊이 주님을 묵상하는 시간,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5 연말이 다가온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품어줄 이를 만나고 싶고, 달콤하게 연애도 하고 싶다. 적당한 때에 성실하고, 신실한 짝꿍을 만나 결혼도 하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연결하라, 그러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그 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나님께서 이 하늘 아래 언젠가 나를 위해 나만이 만날 수 있는 인연을 예비하셨음을 믿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선한 것에 링크시켜야 한다. 신앙도, 일상도 그리고 관계와 비전도 모두 하나님께 주권이 있음을 인정하며 주의 기쁘신 뜻을 따라 진심을 쏟아야 한다. 그 상황 속에서 예기치 않은 아주 작은 연결이 벅찬 기적이 되어 찾아올 것이다.      


  #6 축복을 뜻하는 ‘블레싱(blessing)’, 이 말은 ‘피(blood)’의 동사형인 ‘블리드(bleed); 피를 흘리다’에서 유래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이, 그 구원의 계획과 완성이 축복의 근원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축복 가운데 만나 사랑하려거든 그리고 함께 살아가려거든 끊임없는 자기희생과 헌신이 담보되어야 한다. 참된 축복은 계산하려 들지 않는다. 함께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역설적이게도 기꺼이 희생하려 할수록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된다. 그러니 크리스천 청년들의 스치는 인연, 스며드는 사랑에 축복이 더해지길 소망한다. 서로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마주잡은 두 손에 주의 평강과 은총이 가득하길 바란다.      


  #7 크리스천 연애과 결혼에 관한 지극히 일상적인 에세이, <별처럼 빛나고 있어, 너 말야> 지금 시작한다. 


출처 https://www.heavenlypartners.ie/christian-dat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