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목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크seek Dec 19. 2020

코로나 시대, 청년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

[낭만 그리스도인 #10]

   [낭만 그리스도인 #10] 코로나 시대 청년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  


  #1 코로나 19가 이렇게 장기전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거야. 아니 영화에서나 보던 디스토피아의 현현 같아. 알다시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정치는 더욱 혼돈이 가중되고 있어. 경제가 불황에 치닫고 있으니 일자리 구하기는 막막하고, 자영업은 지금 끔찍한 지옥의 시기를 보내고 있네. 그런데도 부동산이나 주식은 딴 세상처럼 계속 급등하니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은 하루하루 버텨내는 게 너무 힘들 것 같아. 이러다 보니 모든 면에서 불안함과 막막함이 너무 커져버렸어. 우리 힘으로는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고난과 맞닥뜨린 거야.      


  #2 물론 교회도 마찬가지지. 월세를 감당하기도 벅차 하는 교회들은 시련의 칼바람 앞에 신음 소리를 내고 있고, 버틸만한 교회들도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 또한 현장을 떠난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에 대해 여러 담론들이 있기도 해. 확실한 건 건물과 모임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이 붕괴되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러면서 지금 이 시기가 누구에게는 영적 공허함으로 진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또 누구에게는 새로운 대안으로 하나님 나라를 찾는 턴어라운드의 기회일 수도 있겠지. 물론 시류에 떠밀려 공동체로부터 마음이 멀어지는 경우 역시 적진 않을 거야.      


  #3 그래서일까? 요즘 부쩍 크리스천들이 무엇을 고민할까 더 집중하면서 나도 따라 고민하게 돼. 위축된 예배와 사역을 마주하곤 돌파구를 찾지 못해 영적 무력감이 학습되는 부분은 사실 적잖이 걱정돼. 한편으론 오히려 이런 때에 더욱 말씀 앞에 온전해지려 몸부림치며,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 문제는 서두에 언급했듯 코로나 19로 인해 불안이 가중되다 보니 크리스천 사이에서도 안정이 담보되는 것들에 대한 관심들이 더욱 증폭되는 것 같아. 빈곤해진 영성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온 거야.


  #4 안정에 대한 욕구는 코로나 이전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어. 물론 그 자체가 죄라는 건 아냐. 문제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서 소망을 찾으려는 거지. 나의 육체적 안녕과 심리적 만족을 지지해줄 것이 하나님 말고도 얼마든지 있을 거란 환상을 쫓는 거야. 하지만 역사가 증명해주듯 대체 소망은 언제나 환멸만 남게 되거든. 코로나가 가져다주는 불안감이 너무 크기만 하다 보니 자기중심성 역시 더욱 공고해지는 경향이 보여. 그래서 믿는 자들도 초대교회의 원형을 회복하려는 몸부림보다 각자도생의 치열한 전장에 어쩔 수 없이 몸을 던지고 있어. 오죽하겠어. 아무것도 담보가 되지 않는 무력한 현실인데. 눈물이 쏟아지는데. 코로나 블루로 인해 자꾸 나 자신이 쓸모없고, 초라하게만 느껴지는데.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잖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사명의 자리에서 영적 싸움을 하고 있어. 영적 싸움은 하나님과 하나님 이외의 것들 사이에서의 끊임없는 선택이거든. 결국 횟수가 더해지는 것이 진짜 나의 정체성인 셈이지. 그렇다면 지금 코로나 시대에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과 부활이며, 초대교회와 같은 말씀이 주는 권능과 평강 속에 이웃 사랑의 실천일까? 아니면 예수는 그저 심리적 안정을 위한 하나의 신, 교회는 인간관계를 위한 모임, 말씀은 은밀하게 원하는 돈과 성공을 조금 더 거룩하게 포장해주는 악세사리로 여기는 걸까?          


  #6 인간의 정체성은 보통 세 가지에서 드러난다고 하지. 말, 시간 그리도 돈. 가장 관심 있게 얘기하면서, 우선순위로 세워 몰입하면서, 세상 속에서 가치를 치환하는 보편적인 수단으로써 이 세 가지 요소가 기막히게 대변하거든. 물론 하나님 앞에 언제나 정결한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도 그 본질이 예수 그리스도로 귀결이 되지. 왜 그렇잖아. 이야기를 나누고 뒤돌아섰을 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차는 사람이 있어. 반면 뭔가 성경에 있는 얘기를 하긴 하는데 이상하게 영적 평안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 하나님의 이름을 거론하고, 교회나 복음 등으로 포장하면서 결국 돈이나 그 외에 강력한 우상들을 교묘하게 이입시키는 거지.    


  #7 사실 그 정체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가 바로 현실을 송두리째 흔드는 위기의 순간이지. 코로나 19가 창궐한 지금처럼 말이야. 반복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눈물로 씨를 뿌리고, 깨어진 심령과 젖은 눈, 꿇은 무릎으로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이들이 많아. 고리타분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말씀과 기도 밖에는 답이 없거든. 또 이웃 사랑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훌륭한 공동체와 그리스도인들도 많지. 반면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가 여러 논란들로 인해 복음 전도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봐.      


  #8 그랬으면 좋겠어. 코로나 19가 잦아들고 다시 대면 예배를 드릴 때를 기대해. 그땐 고민 가득한 삶의 질문들에 예수 그리스도로 대답하는 공동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어떠한 선입견이나 차별 없이 반갑게 맞아주는 공동체, 네 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보며 따스하게 안아주는 공동체,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도 좋지만 한 존재의 귀함을 우선하는 공동체,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본질적 정체성대로 교회다워지며 복음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어. 그렇게 살아내는 게 그리스도인의 사명 아니겠어?  


  #9 맞아, 위드 코로나 시대에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리 만만치가 않아. 단지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오해나 불가피한 고난을 당할 수도 있지. 그런데 코로나 이전이든 포스트 코로나든 경건하게 살기 쉬운 때는 한 번도 없었어. 그러니 이때에 오히려 본질을 깨닫고, 더욱 사모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혼란스럽고, 영적인 바로 세움이 필요할 때 더욱 깊이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주의 길을 따라가는 우리의 삶에 아름답게 적용되었으면 좋겠어. 쉽진 않을 거야. 그러니 성령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간구하는 거고.        


  #10 정리할게. 요즘 사람들과 어떤 주제에 관해 주로 말하고 있니? 하루 중 가장 시간과 신경을 많이 쓰는 분야는 뭘까? 너의 재정 포트폴리오와 사용처는 어떻게 되니? 그게 바로 지금의 너를 말해주는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어. 그 모든 대답이 예수 그리스도였으면 해. 돈도 아니요, 자기 성장도 아닌 예수 그리스도. 인간의 불안을 잠재우고, 허무를 이기는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거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는 그 모진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던 거야. 

  

  #11 코로나로 모두가 힘겨워하고 있는 이때, 불평과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을 때, 주님이 우리의 빛이심을 드러내며 내 주위 누군가를 위해 작은 불하나 켜는 낭만이 필요하다고 봐. 교회의 역할은, 그리스도의 사명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코로나 19 시대에 나의 정욕을 은밀하게 추동하는 삿된 것이 아닌 예수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비전인 거야. 그러니 시대가 어떠하고 상황이 어떠한들 낮에는 하나님의 일을 하고, 밤에는 예수의 꿈을 꾸자.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게 사실 정말 기쁜 일인 거잖아.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딤 6:12)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가지 시험을 인하여 잠간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도다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벧전 1:6-7)


  #코로나 #covid19 #청년크리스천 #기독교 #기독교세계관 #하나님나라 #본질 #영적싸움 #성경 #크리스천


매거진의 이전글 미안하다 축하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