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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밤 Jun 11. 2023

매운맛이 필요한 건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이야

캡사이신이 주는 작은 위로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제목하나만으로 우리 세대를 열광시킨 책이다. 읽지는 않았지만 읽지 않아도 공감되는 제목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책에서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먹는 과학적인 이유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 우리는 어떤 ‘맛’을 느끼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매운맛이라는 것은 미각에 속하지 않으며 통각에 속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맛’이 아닌 고통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통각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신체는 항상 정상적인 상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이 고통을 느끼는 순간 우리의 뇌는 우리를 진정 시키기 위한 호르몬을 내보낸다고 한다. 


맞다. 매운맛을 찾아 먹는 우리의 행동은, 일부러 감기에라도 걸리고 의사를 찾아 진통제를 처방해달라고 때쓰는 것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잠깐의 통각이 지나면 우리 몸이 만들어낸 진정제 호르몬으로 되려 우리의 정신은 위안을 얻게 된다. 이러한 작용이 바로 우리가 계속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이유다.


우리가 매운 것이 먹고 싶은 이유는 어떤 ‘맛’을 느끼고 싶어서가 아니라 결국 ‘위로’가 필요한 것이다. 매운 음식이 사랑받고 많아지는 현재의 이 트렌드는 결국 점점 빠르고 즉각적인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하는 슬픈 생각이 들기도한다. 매운 음식이 몸에 안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체적 고통보다 항상 우선 되는 것이 정신적 위안이기에 많은 사람들은 계속 매운 음식을 찾게 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말은, 죽을만큼 외롭고 힘들지만 그래도 혹시 위로를 해줄 순 없는지 바라는 우리 젊은 어른들의 작은 외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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