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결혼생활

임신 (5주 차)

by 허솔레미욤

결혼을 계획할 때부터 오빠에게 했던 이야기가 있다.

“나는 아직 아이를 낳아 키울 준비가 안 되어있고, 신혼은 무조건 최소 1년은 즐기고 싶어”


결혼 1주년이 다가올 무렵,

세상의 중심이 ‘나’이던 이기적인 내 세상에 오빠를 담아, 나의 세상이 ‘우리’로 바뀐 모습을 본 어느 날.

‘아, 이제 아이를 갖고 낳아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오빠에게 내 생각을 나누었다.


엄마 아빠가 되어보자는 이야기의 결론은,

내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나면,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오고 난 후, 아이를 갖는 노력을 해보기로 닿았다.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날, 오빠가 엽산을 챙겨 왔다.

임신 준비 3개월 전부터 남 녀 모두 엽산을 챙겨 먹으면 좋기 때문에, 지금부터 챙겨 먹자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꼬박꼬박 엽산을 챙겨 먹은 지 4주가 지났다.


월경 시작할 때가 되었는데 자꾸 밀려서 화이자 백신 부작용을 찾아보는 횟수가 늘던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에게 화이자 백신 부작용을 욕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혹시 임신 아냐?”하고 물었다.

“절대 아냐. 백신 2차까지 맞고 아이 가지려고 나름의 피임을 했거든”이러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친구가 임신 준비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월경이 밀릴 땐 무조건 테스트기를 해봐야 한다고 들었다며 빨리 테스트를 해보라 했다.

설마설마하며 오빠에게 임테기를 가져와달라 했고, 오빠도 ‘아닐 것 같지만 가져가 볼게’라며 가져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의무상 해본 테스트에서 진한 두 줄을 발견했다.


“이제 우리 아이를 가져보자”라는 이야기를 할 때, 사실 많이 걱정했었다.

내가 아이를 갖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서 바로 아이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 잘 찾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었다.

그런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 바로 찾아온 아이.

다만, 예상보다 너무 빨리 찾아와서 당황스러웠다.


임테기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회사 근처 병원을 예약해 방문했다.

초음파를 시작하자마자 “임신이 맞네요”하며, 아기집 확인시켜준 후, 다음 주에 방문하여 심장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백신 1차를 맞고 바로 생긴 아이였는데, 잘 착상되었다며, 예상으론 9월 21일 또는 22일쯤 착상된 것 같다 했다.


아이가 있는 줄 모르고,

며칠 전 문경 여행에서, 총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사격을 하고, 하루 2만 2 천보를 걷는 강행군을 했다.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배에 무리가 되는 복근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이런 내 몸에서 잘 버텨준 아기를 보며, ‘넌 네 밥그릇 잘 챙길 운명이구나’ 생각했다.


잘 키우겠다는 말은 못 하겠다. 이는 너의 역할도 중요하니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할게.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고, 건강하고 도덕적으로 생활할게.


아직 얼떨떨하지만. 빠이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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