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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결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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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솔레미욤 Oct 13. 2022

열받게 흐즈 므르

어젯밤.

오빠보다 아주 조금 늦게 침실에 들어가자, 오빠가 내 자리에 누워 있었다.

“오빠~ 지율이 깨! 어서 오빠 자리로 가”라고 하니, 움직이기 귀찮다나 뭐라나ㅋㅋㅋ

그렇게 시작된 아노빵의 장난

“ㅋㅋㅋ나 피곤해, 그냥 좀 가라ㅋㅋㅋㅋ”라고 하니, 살짝 내어준 공간.

엑스트라 사이즈의 침대인데, 싱글보다 좁게 사용하듯 침대 끄트머리에 눕자, “허솔이 떨어져요~~ 내가 안전밸트 해줄게요~ 철컥”하며 나를 끌어 안았다.


밤에 잠들기 전에 장난을 꼭 치고 자는데 ㅋㅋㅋ 하 ㅋㅋㅋㅋ 귀찮기도 하고 짜증도 나지만ㅋㅋ 나참 웃기기도 하고 ㅋㅋㅋ

근데 어젯밤은 ㅋㅋ 웃긴 것 보다 찮은 게 컸다. ㅋㅋ



갑자기 “지율이는 코고는 소리도 너무 귀여워요”라고 해서 조용히 귀 기울이니, 지율이 코고는 소리가 들렀다.

ㅜㅜㅜ 힝 ㅠㅠㅜ 새근새근 ㅠㅠㅠ 너무 구얍

“동영상 찍어줘요~”라는데, 왠지 나도 그 귀여운 모습을 남기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영상을 찍고 침대를 보자, 다시 내 자리를 차지하고 누운 아노빵.


지율이 깰까봐 오빠 귀에 나즈막이 속삭였다.

“진쫘ㅏㅏㅏㅏ 열받게 하즈 므..르…”


ㅋㅋㅋㅋ 그러자 오빠가 나를 와락 끌어 안고 침대에 눕히더니, “열받지 마요~~~”

하 진짜 ㅋㅋㅋㅋㅋㅋ 아 열받ㅋㅋㅋㅋㅋ

부들부들 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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