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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솔레미욤 Nov 06. 2022

육아일기 인생 155일차

원래 낮잠을 4시간 정도는 자는 아이인데, 이상하게 어제 낮잠을  2시간 30분도 안잤다.

2시간, 1시간 30분, 40분 이렇게 세 번 정도 자는데 어제는 토끼잠의 향연이었다.

12시 무렵에 잔 58분도, 사실 30분 자고 깬 거 토닥여 다시 재웠는데 5분만에 깼다.

한 2시간 잤나!!?

마지막 21분은 유모차에서 잔거라, 집에 와서 다시 재우려 했지만 졸려하면서도 다시 자지 않았다.


마지막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너무 피곤해 밤잠 자기 전에 찡찡 거릴 줄 알았는데, 신나게 웃으며 잘 놀았다.

잘 놀아 좋긴 했으나, 불길한 예감이 스믈스믈 올라왔다.

낮잠을 잘 안자서 밤잠은 막수 후 바로 골아 떨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불길한 예감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결국 한 달에 한 번 있을 까 말까 한, 쪽쪽이를 물려 재우는 날이 바로 어제였다.

물론 바로 잠들어서 쪽쪽이를 빼주었다.


낮잠도 짧게 잤으니 피곤해서 잘 자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12시 전까지 깨는 일이 거의 없는데 11시 무렵에 깨서 토닥여 다시 재우고, 12시 무렵에 또 깨서 쪽쪽이를 물렸려 재운 후 쪽쪽이를 뺐다.


그리고 나도 잠이 들었는데, 두 번이나 더 쪽쪽이셔틀을 시키길래

‘이쯤돠면 이제 일어날 때가 됐나?’하고 시계를 보니 2시 50분이었다.

‘아니 2시에 두 번이나 쪽셔를 시킨거야?’하는 마음과 ‘아직 3시간이나 더 자도 되겠네’하는 마음이 공존했다.

이렇게 새벽 2시에 쪽셔를 시킨 날이면, 6시까진 잘 자므로, 기대하며 잤다.

헌데 웬걸, 이후 2번의 쪽셔를 더 하고 나서, 지율이가 더는 안 자겠다고 제 손으로 쪽쪽이를 빼 던지길래 ‘이제 다섯시 반 쯤 됐나?’하고 시계를 보니 4시 50분이었다.


‘아냐 지율아, 더 자야해…’


원래 5시 전에 깬 잠에선, 토닥여 재우면 20분 이내에 다시 잠드는데,

하품을 쩍쩍 하면서도 계속 쪽쪽이를 뱉고 두리번 거리길래, 혼자 놀게 그냥 뒀더니, 뒤집고는 한참을 노력하다 울어서 거실로 데리고 나와 수유를 했다.

그게 5시 20분이었다.


내가 잠을 제대로 못자니, 웃으며 “아이고 다 잤어요~~?”하지 못했다.

웃으며 하루를 맞이해 주지 못했다.

지율이를 끌어 안고 거실로 나오며 “지율아,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아. 엄마 피곤하단 마랴.. 엄마만 피곤한 게 아니라 너도 피곤 할 거 아냐.. 왜구러는 거야 오늘”이라 지율이 귀에 속삭였다.


알아듣지 못하는 아가에게 너무 진지 빨고 이야기 한 건 아닌가 싶다.

내 표정만 보고 상황을 인지할텐데, 웃어주지 못해 미안행 ㅠㅠ 근데 진짜 너무 졸려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낮에는 뭘 해도 괜찮은데, 밤에는 자야지~~

그래야 내가 널 잘 돌볼 수 있잖니~~

신생아때도 이러진 않았잖니~~ 오늘 진짜 왜구런겨~~


낼부턴 막수는 240 먹어봐야하나??

수유 후 10분 토닥이고 눕혔는데, 15분은 소화 시켜야 했나.

11시간 자던 너의 밤잠이 줄어버린 거니!!?

쪽셔 없이 통잠 자던 너의 뒤척임에, 내가 너무 빨리 개입했니

ㅜㅜㅜㅜㅜㅜ뭐 때무니냐고 ㅠㅠㅠ


내일도 이러면 나 진짜, 새벽에 깨도 아는 척 안할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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