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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솔레미욤 Sep 24. 2020

그날의 악몽이 떠오르곤 한다.

잊히지가 않는다.


심장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빠의 다리를 주무르며, 병원으로 향하던 구급차 안


너무 긴장한 나머지 몸에 열이 나서, 아빠 혼자 응급실에 들여보내 놓고는, 열이 떨어질 때까지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


응급실 안에서 심정지가 왔다며, 빨리 수술해야 하니 동의서를 작성해달라고 온 의사의 표정


수술 후 중환자실 앞에서 가족들을 기다릴 때, 중환자실 너머로 들려온 두 번의 ‘코드 블루’ 안내 음성


다 생생하지만, 응급실 앞에서 마주한, 두 번의 ‘코드블루’는 아직도 나를 두렵게 한다.


나 홀로 병원에서 이 모든 상황을 겪으며, ‘이거 꿈이지?’ 생각했다.


가볍게 시술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급박하게 악화되는 상황을 나 홀로 맨 몸으로 마주하며, ‘이게 정말 현실이라고? 아닌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없는데?’ 생각했다.


현실을 부정하고 또 부정하다, 현실임을 깨닫고는 좌절했다.

그렇게 나의 세상은 무너져 내렸다.


가끔 그날의 악몽이 불현듯 떠올라 심장이 덜컹 하지만

퇴원하여 일상생활을 누리는 아빠를 보며

함께 살아감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날의 악몽이 떠오를때면

함께 살아감에 더욱더 감사해.

건강고 행복하자. 아빠 그리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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