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았다.
심지어 가족에게도 그러했지.
결혼 후,
남편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는 나를 보며
꽤나 의지하고 싶었나 보다 싶었다.
의지하지 않는 게 아니었고
의지하지 못했었나 봐.
여리고 여린 엄마가 상처 받을까 봐
가장이란 짐을 짊어진 아빠가 지칠까 봐
나보다 더 감성적인 오빠가 쓰러질까 봐
깊게 의지하지 못했던 거야.
친구들은 말할 나위 없고 말이야.
이들 중 내가 제일 강한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며,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꼿꼿하게 살았던 것 같아. 사실 강한 건 맞긴 해.
하지만, 그럼에도 의지하고 싶었던 것 같아.
힘든 일이 있을 때, 굳세고 강하게 이겨내는 게 아닌, 나도 한 번쯤 쓰러지고 휘청거리며 기대고 싶었는데
내가 쓰러지면 안 되니까, 모두 다 무너지거나 모두 다 힘들어지니까, 더욱 꼿꼿하게 버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감정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정적이던 나의 삶이었지만
이는, 온 힘을 다해 꼿꼿하게 서 있으려던 나의 의지가 컸단 것 같아.
그러다 남편에게 심적으로 의지가 되니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기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