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한 반항>, 의자

Feat. 엉덩이가 있어야 의자도 존재하는가?

by 반항사진가 휘립

나는 걸터앉을 때가 많다.

특히 카페에서 일할 때 그렇다.

주방에 의자가 없어 종종 조리대에 걸터앉는다.

그러면 조리대는 본래의 목적을 잊고 잠시 의자가 된다.

작업실에서도 걸터앉는 순간이 많다.

작업하다가 잠시 책상에 걸터앉거나, 서랍장에 앉기도 한다.

그럼 모두가 의자가 된다.


그렇다면 엉덩이만 붙일 수 있다면 모두 의자인가?

무엇을 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다리와 받침대, 어쩌면 등받이까지 있는 외형이 중요한가?

변기는 왜 변기의자가 아니라 변기인가?

더 본질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 수납이 가능한 의자가 있다면,

그리고 역할 수행비중이 동일하다면,

그것은 의자인가 수납장인가


"의자"는 부가적인 기능보다 목적이 떠오르는 이름이다.

잘려나간 나무 밑동에 통나무 의자라는 이름은 좀처럼 붙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밑동에 많은 사람이 앉기 시작하거나,

앉기 위해 통나무를 베어내어 가공 판매한다면,

통나무 의자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번 작업을 통해 이름이 부여하는 목적에 대한 반항을 하고자 한다.

다른 존재에 목적을 전이시키거나,

목적을 배제하고 외형에만 집중해 본다.

그리고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사물을 다뤄볼 생각이다.

그럼에도 의자는 의자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의자 2.jpg

<의자>

By 휘립

2025. Digital Photography

다리와 받침 그리고 등받이


의자 3.jpg

<의자>

By 휘립

2025. Digital Photography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의자 1.jpg

<의자>

By 휘립

2025. Digital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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