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이 유쾌할 순 없지만

층간소음 일타강사 11

by 미세스쏭작가

"어디서 계속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그렇지? 나도 들려."

윗집에 새 생명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아기 울음소리를 통해 알았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전해지는 울음소리에 육아의 고충이 전해졌다.

아이가 태어난 지 몇 개월이 지나고 문고리에 걸린 빨간 종이가방 하나를 보았다.

"우리 아기 울음소리 때문에 힘드시죠?"라는 메시지에 너털웃음을 지었다. (어머님 발방치 소리만 아니면 다 괜찮아요.)

답례로 축하한다는 편지와 선물을 준비했다. 슬그머니 배달하고 계단을 내려오는 길. 아기가 건강히 잘 크길 바라는 우리 부부의 진심도 전달이 되기를 바랐다.


이따금 아기 아빠의 "호롤롤로!" 재롱떠는소리가 들렸다.

흡사 아바타 호출 같은 호롤롤로 소리가 끝나면 아기가 기똥차게 울었다. 나와 남편은 그 소리를 듣고 몇 번이나 웃었다.

"애가 저 소리를 엄청 싫어하는 것 같은데?"

"그러게. 큭큭"

아이의 엄마가 그네를 태우는 듯한 효과음도 종종 들렸다.

"야호. 유후. 예헤."

누가 그네를 타는지 헷갈릴 정도로 역동적인 환호성이었다.

이따금 이런 소리가 들리면 외로울 틈이 없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지인을 만났다.

나의 지인은 가깝고도 멀리 있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잘 알았다. 무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직원이었으니까! 무척 신기했던 나는 이런저런 질문 세례를 펼쳤다.

"상담하면 효과는 있어? 일은 할 만 했어?"

"아니. 일주일 정도 다니고 뛰쳐나왔어. 나 사이코 될 것 같아서 관뒀어." 푸하하하.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층간소음은 답이 없고, 답도 없단다.


내 경우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상담원 연락을 받고 이런 대화를 한 게 전부였다.

"윗집 이사 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상담 종결 하겠습니다."

"네. 그런데 왜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주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 중이라 그렇습니다."

허허.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전화를 학수고대하던 사이에 없던 COVID-19 마저 터졌더랬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실효성을 대신할 수 있는 기관이 많아져야 한다.

아니. 이런 기관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튼튼하고 견고한 아파트를 좀 지어 주시길 바란다.

층간소음 때문에 실소와 폭소 사이를 헤매는 그런 날도 있었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직원 분들 부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