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견디는 노하우

층간소음 일타강사 12

by 미세스쏭작가

그냥저냥 층간소음을 견디며 살 수 있게 된 비결이 몇 가지 있다. 아래 세 가지 소극적인 방법을 통해 나를 지켜 내는 중이랄까.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길 바라며 층간소음 일타강사 생존 비결을 소개한다.


1교시, 귀마개를 사용한다.

지속되는 소음에 이미 귀트임이 발생한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도구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 좋다.

나는 괜찮다, 안 들린다. 아무리 주문을 외고 기도한들 소음의 환경에 노출된 이상 들리는 소리를 의지로 조절할 수는 없다. 그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음악소리로 귀를 틀어막고 싶지 않을 때, 조용히 집중하고 싶을 때에는 귀마개를 이용하자. 답답하고 이물감이 들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늦은 저녁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는 환경에 처했다면 건강을 잃기 전에 이어 플러그와 친해지는 편이 낫다. 나는 침대에 누우면 습관처럼 귀마개를 낀다.

수많은 귀마개를 사용해 봤지만 내 경우 MACKS HI VIZ의 SOFT FOAM이 가장 잘 맞았다. 소음을 32dB 정도 낮춰 주기 때문에 효과도 꽤 좋은 편이다.

소소한 팁을 드리자면 귀마개를 삼일 이상 다회용으로 써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 청결한 손으로 이용 시 귀마개의 수명 연장과 동시에 귓병을 예방할 수 있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가늘게 말아서 귓속에 찔러 넣어주면 귀마개가 몸뚱이를 부풀리며 바퀴벌레 같은 소음을 쫓아준다. 이어폰에 비해 충전도 없이 오래, 더 가벼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교시, 노이즈 캔슬링

이전에 살았던 윗집 사람들의 경우에는 귀마개조차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귀마개를 끼고 공사현장에서 쓰는 헤드셋을 추가로 사용했을 정도. 심지어 이어폰으로 소음 차단이 안 됐다. 괴로워하는 내게 남동생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에어팟을 추천했다. 잠깐 빌려서 착용했는데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신세계였다. 이를 체험한 나는 당장에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을 구매했다.

에어팟은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 되었고 층간소음이 가장 심한 시간대에 잔잔한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우리가 왜 자비를 들여서 멀쩡한 두 귀를 틀어막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 도움만 된다면 뭔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착용 중에 슬그머니 다가온 남편을 보고 삼 단 비명을 질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효과는 좋다.


삼교시, 장소 이동

날이 좋다면 (죄송한 조언이지만) 도망가시길 바란다. 집 근처 어디라도 거닐면서 마음을 정화하고 심호흡을 돌리자. 귀 트임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도망은 요긴한 층간소음 대피 요령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에는 지진 대피소 외에 층간소음 대피소도 마련 돼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가 내 집에서 편안하게 쉬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돌아야 한다니. 외출하면 돈 쓰지, 덥지, 춥지, 피곤하지.

그럼에도 나는 볕이 좋은 날이면 반드시 도망을 선택한다. 서둘러 가방을 챙겨 쫓기듯 나올 때는 안 좋은 감정이 인다. 그러나 대문을 나서는 순간 바로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덕분에 외출 잘하고 올게'라는 식으로 생각을 전환하고 스트레스 요인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기.

요란한 집에서 구태여 버티지 말고 나만의 층간소음 대피소로 떠나자. 운동도 할 겸, 머리도 식힐 겸 겸사겸사. 만일 외출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면 귀마개, 에어팟 등의 도움을 빌리는 것을 추천한다.


천장 치기,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대화, 싸움, 쪽지. 별 방법을 다 써도 층간소음은 그대로였다. 건축의 문제와 사람의 문제가 3대 7인 상황이었으니까.

서로 따스하게 주고받는 인사, 역지사지, 이웃 사랑은 모두가 아는 공동주택의 필수 덕목이다. 그러나 한쪽만의 배려와 희생만으론 결코 바람직한 공동주택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다.

광란의 이웃을 만나 밤낮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성경 쓰기를 하고, 기도하고, 수년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가 자킬 인 하이드가 되는 절망을 수차례 경험했다. 연기 오디션이라도 볼 걸 그랬나.


"빨리 이사를 가지 그래." 왜 이사 가지 않고 미련하게 버티냐고? 요즘 집이 어디 한두 푼인가.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좀 쉽고?

"이웃끼리 이해하고 살아야지.", "공동주택에서 소음 이해 못 하면 산에 가서 혼자 살아야지." 역지사지 못하는 꼰대들의 조언에도 역시 노이즈 캔슬링이 답이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집이 있어도 없다. "나도 그 고통 알아.", "얼마나 힘들까."라는 짧은 위로가 마음을 깊숙이 만질 때가 있다. 배려를 모르는 이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이 한마디를 전하고 싶어 긴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