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 이상
작가 이상은 1930년 조선에 12월 12일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오감도라는 시일 것이다. 너무 난해해서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그는 한때 화가를 꿈꿨지만, 백부의 반대로 건축 기사로 일을 했다. 그 뒤로 시와 소설을 썼으나 1933년 폐결핵이 악화하여 병마에 시달리면서 실험적인 기법의 작품을 썼다. 이상이라는 작가는 살면서 여자에게 많은 상처를 받은 것 같다. 그의 소설 내용은 전부 무기력한 남자와 배신을 주는 아내 이야기다.
날개라는 소설은 무기력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꿈도 열정도 행복도 불행도 느낄 수 없는 이불 속에 누워있는 사람. 그것이 마냥 좋은 사람이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이 커 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된 것인지, 어떠한 충격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그의 의식의 흐름대로 지낼 뿐이다. 왜 세상을 그렇게 허무하게 생각하는 걸까? 결혼은 어쩌다가 한 걸까? 자세한 서술은 없고 전하려는 메시지만 들어있어 여러 의문이 남은 소설이다.
그의 아내가 밤에 화장을 진하게 하고 외출을 하는 것에 이상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은 정말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는 정말 이불 위에서의 삶만이 그를 구제하게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사랑을 위해 기꺼이 자신도 버렸다.
그의 아내 처지에서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는 왜 밤마다 일하게 된 것인지, 왜 무기력한 사람을 남편으로 둔 것인지, 왜 남편에게 매일 은화를 주는 것인지, 왜 집으로 외간 사람들을 불러들인 것인지……. 석연치 않은 게 많은 소설이다.
그의 아내는 그를 사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아침밥을 주고 무기력한 그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결혼생활을 이어나간 걸 수도 있다. 은화를 주는 것도 그 일상을 그만 청산하고 밖으로 나가라는 의미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밖으로 나가는 데 성공은 했지만, 더 나아가지 못했다. 고작 카페에서 음료 시킨 것이 그의 사회생활 전부였다. 그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배회하는 모습이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이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의 아내는 발전이 없는 그에게 지쳐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마지막에 들인 손님인 사람은 사실 손님이 아닐 것이다. 새로 찾은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