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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by 하일우

산을 통째로 깎았다. 놀이공원과 동물원, 아쿠아리움을 모았다. 어마어마한 규모, 대륙 스케일의 삼합. 이른바, 오션파크. 홍콩 최고의 해양 테마 공원이다. 가도 가도 또 가는 케이블카에 몸 싣고, 세상을 깔보다 보면 벌린 입이 더 벌어진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는 언덕에 안착. 놀이공원부터 들쑤신다. 지구별 어디에나 있는 아이템들은 쌩까고, 레어템에 집중. <Flip A Frog(靑出於藍)>가 발목 붙든다. 손수 해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아내께옵서 망치를 거머쥔다.

몇 번 휘두르더니 회심의 한 방. 포물선이 심상찮다. 꺄오, 연꽃 안에 개구리 안착. 여전히 건재하다. 미야자키의 우도신궁에서 레이세키카메이시 향해 운다마(運玉) 투척할 때의 그 스킬. 청출어람의 따님은 재간둥이 모친 덕분에 큼직한 인형을 품에 안는다. 억수로 운수 좋은 날!




P.S.
運에 적신호 들어와 후달릴 때, 이 장면을 되새기곤 한다. 그리하면 잔뜩 충전된 휴대폰처럼 100% 므흣해진다. 좋은 일이 듬뿍 생긴다. ER에서 동고동락했던 식구들 중 오늘 소방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이들이 제법 있다. 그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오랜만에 되짚는다. 한 방에 골인. 좋은 소식 학수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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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_올해는_어디에서_진기명기_보여줄랑가

전리품 인형 품고 승리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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