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달리자 #크라잉넛 #인디밴드 #공안정국 #바흐
신나게 내달리는데,
옆 트럭의 승객이
고개 내밀고 말을 건다. 히잉~
이 상황을 네 글자
고사성어로 요약하면,
말 달리자!
98학번 새내기 시절,
인문대 화장실에서 축제 공연 마친
크라잉 넛 횽아들과 마주쳤었다.
'조선 펑크의 바흐' 같은 위인과
나란히 서서 콸콸콸 오줌 갈긴
영광된 순간을 물증으로 남기고자
입고 있던 티셔츠 등짝에 사인까지 받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몹쓸 연상 중에
추억의 명곡을 히잉히잉 흥얼거린다.
고개 흔들며 가사 되짚는데, 오호라!
노스트라다무스의
백시선(百詩選, Les Centuries)에
버금가는 예언시로구나.
작금의 한심한 작태를
20년 전에 이렇게
세심하게 묘사하다니.
'모든 것은 막혀있어.
우리에겐 힘이 없지.
닥쳐! 닥치고 가만있어~'
이 헬조선 묵시록은
비관으로 끝나지 않는다.
솔루션까지 제시한다.
'우리는 달려야 해.
거짓에 싸워야 해!
말 달리자~'
<Our Nation> 앨범 원곡의 피날레 절규.
'이리 띵굴띵굴한 지구 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달리는 것뿐이야.
무얼 더 바라랴!'
뭔 꼼수를 부리든 가만히 있으라는
이 공안정국에 무얼 더 바라랴.
어안이 벙벙, 말도 안 되는 시국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달리는 것뿐이다.
거짓에 싸워야지.
말(로라도)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