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 개인전 그리고 몽블랑 루즈 & 느와
삼청동의 <Space Sun+>. <부띠끄 경성>에 입성하기 전, 홀리듯 빨려 들었다. 2016 추천작가展, 조수연의 '色卽是空 空卽是色'. 불가의 묘리를 영상과 설치, 회화 작품으로 드러냈다.
반야심경 등지고 공중부양하신 부처님께 예를 표하고 나가려는데, 한 작품에 시선 고정. 뱀 등짝에 달 타투. 제목이 사중월蛇中月이다. 오호라, Eugene Kim 원장 팔자를 그려놨네.
우리 집 가장은 사월巳月의 정화丁火 일간. 巳月은 뱀의 달이고, 丁火는 달로 상징되니 딱 이 그림이다. 사주 초상화. 팔자 풍경화. 내가 예술계에 투신한다면 저 분야를 개척할 거다.
몽블랑 창립 110주년 헤리티지 컬렉션 '루즈 & 느와'도 김 원장 압축판이다. 정사년丁巳年 을사월乙巳月 천기를 타고난 그녀. 뱀 두 마리가 인생 유전자로 똬리 틀고 있다. 시뻘건 뱀(丁巳)과 푸른 뱀(乙巳).
적과 흑 만년필에도 두 마리 뱀이 꿈틀댄다. 푸르른 안광의 뱀이 캡을 휘감고, 붉은 펜의 촉에서도 뱀이 대가리를 빼꼼히. 자태가 무척 탐스럽다. 혀를 날름거리며 입맛 다시는 만년필 탐닉자에게 쌍뱀녀께서 은총을 베푸셨다.
아싸라비아! 이 통 큰 기부자는 39년 전 이맘때, 蛇中月에 출시됐다. 석가탄신일 주간에 감도는 기운이 그러한가. 굉장히 자비롭다. 색계의 공허를 자각하고 쿨하게 베푼다.
사족이 길었다. 결론은 아부다. 김 원장 탄신 감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