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의 질감

한태수 옻칠전

by 하일우


옻 알러지가 있다면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전(前)처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한태수 옻칠전, 융합(融合).



보름달, 금강산, 소나무, 학, 사슴 등
십장생 멤버들 독대하며 심층면접하니
소싯적 추억들이 잔잔하게 소환된다.

우리 집 안방에도 자개 장롱이 있었다.
뭐든지 만져보고 감잡던 무개념 아해는
점자 읽듯 손끝으로 자개장의 무늬를 읽었고,
천생 선생님인 모친은 무늬 안의 동식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사물의 개념을 잡아주셨다.

자개란 질료(hyle)로
이 행성의 형상(eidos)을 일깨웠던 것.



지금은 뒷방으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교보재로 활용 중이다.
할머니가 된 엄마가
날 아빠라 부르는 아해에게 썼었고,
요즘은 내 조카를 위해 쓰이고 있다.

한바탕 둘러보면서
주문 제작하고픈
아이템 하나가 떠올랐는데,
작가님이 지인과 환담 중이라
들이대지 않고 조용히 물러났다.



닭 한 마리 만들어주시면
진료실에 걸어두고
'옻닭'이라 명명하려 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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