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볼링

응급실 회식

by 하일우


모처럼 모두 모였다. 응급실 회식. 상당산성 <송학정>의 오리백숙은 무난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ABC 볼링장>으로. '스트라이크' 동아리의 아지트였던 곳. 10여 년 만이다. 여전히 허름한데, 그래서 더 정겹다.

손바닥 뒤집기로 편을 갈랐다. 내가 맡은 적수는 순환기내과 유 과장님. 볼링장에 공을 두고 수시로 치시는 고수시다. 훅훅~ 스트라이크! 알아서 돌게끔 당신 볼의 무게중심을 조정하셨다고. 1차전에선 깔끔하게 패했다. 음료수를 쐈다.

칠성사이다 홀짝이며 게임비 내기 2차 접전. 시작부터 감이 좋더니 스트라이크가 콸콸콸~ 스페어 처리 실책도 드문드문 저질렀다(볼링 동아리 활동을 띄엄띄엄 한 덕분). 그리하여 183점. 처음 볼 잡는다는 신규 간호사들도 두 번째 시합에선 의외로 선전했다. 소 뒷걸음질 치다 스페어 잡기. 결국 유 과장님의 지갑을 털었다. 사이다 같은 승부!

Impingement syndrome으로 어깨 통증이 극심한 송 과장님과 구기종목엔 흥미가 없으시다는 박 과장님은 볼링장 앞 <고향전집>에서 2차 술판. 시합 마치고 금의환향했더니 이브닝 근무 마치고 합류한 간호사들이 흥을 돋운다. 소주에서 막걸리로 갈아타, 환호성 내지르느라 쉬어버린 목을 축였다. 도란도란 의기투합.

별의별 난리법석 함께 치르니 은근히 정이 도탑다. 이 돈독한 분위기, 앞으로도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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