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묵과 김연수
지금 내 가방엔 김연수가 들어 있다.
이 다른 세계가 날 행복하게 한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서귀포를 덥썩 물게 만든다.
정방동 136-2번지의
함석지붕집을 찾아
사월에서 칠월까지 머물고 싶다.
미에서 솔까지
빗소리가 올라가는 걸
내 고막으로 확인하고 싶다.
P.S.
이른 아침 울산역 떠난 KTX가 대전역 지나 오송역에 다가가던 시각. 주인공의 이모와 엄마가 산부인과 앞 전신주 아래에 무릎 꿇고 앉아 서로 싹싹 비는 장면을 더듬는데, 오혁의 '소녀'가 고막을 건드리면 안구에 습기가 찬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다. 실험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