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셩완 #고프스트리트 #구기우남 #까우께이
구기우남九記牛腩. 고프 스트리트(Gough Street)에 발도장 쿡 찍고 저 간판 목격했을 때, 속으로 외쳤다. '심봤다!'
초행자가 단박에 이 국숫집을 찾는 일은 '홀인원'만큼이나 쉽지 않다. 해저드에 빠지고, 빠져나오고 다시 빠지고. 가다가 돌아서고, 다시 돌아가고. 현지인에게 물어보고 경로를 재탐색한 끝에 비로소 대기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끼니 때를 벗어나 그나마 조기 입성. 합석은 필수다. 식객들로 북적대는 명소답게 서빙 처자 까칠하다. 표정 시크하고 목소리는 터프하네. 한국어 메뉴판 훑어서 소신+안심 지원. 1번 '소 안심 납짝 쌀국수'와 7번 '쇠고기 뼈빼기 갈비 부위 납작한 간수면 (육수)탕'에 17번 '카레 쇠고기 안심 및 노가니 튀기 쌀국수'를 주문했다. (한국 관광객이 그렇게 많이 드나드는데, 메뉴에 오타가 납작 엎드려있다. 노가니는 도가니야, 노가리야? 숨은 오타 찾기의 달인, 고시생 김씨도 침묵했으니 앞으로도 바뀔 리 만무하다.)
국수는 금방 나온다. 컵라면에 물 부어 내놓는 듯한 속도로. 1번은 안심해도 되는 맛. 내가 마주한 7번은 명실상부 lucky seven! 고시생 김씨가 선택한 17번에선 카레와 도가니의 팀플이 돋보였다. 가히 감동의 도가니.
태양인 체질식 시작한 이후 소고기랑 결별했었는데, 까우께이의 국수와 함께 굳은 결심 잠시 말아먹었다. O15B 말마따나,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다시 만난 소갈비살 쫀득했고, 납작한 면발은 쫄깃했다. 면식수햏자라면 반드시 참배해야 할 성지다. cosmopolitan을 자처하는 이들마저 골수 '국수'주의자로 전향시키는 곳이다.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