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 선시 묵상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 동백대교. 완공 앞둔 다리를 바라보며 둑길을 사뿐사뿐 거닌다. 상념에 젖어 나아가는 내 뒤를 도제가 뚜벅뚜벅 따라 걷는다. 내 발걸음 보며 끝까지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湖亂行(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서산대사의 禪詩가 심장 주변을 줄기차게 거닌다. 휘청휘청 갈지자 행보를 추스린다.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선천 세상에서 후천 선경으로 한 생명이라도 더 건너갈 수 있도록 헌신하련다. 진리 찾는 나그네에게 든든하고 탄탄한 다리가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