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롭게 한량짓

청주 그레이맨션

by 하일우


초행길엔 헤맬 각오를 해야 한다. 커피랑 토스트 등을 파는 <그레이맨션>. 속세에 은둔한 무림 고수처럼 허름한 주택가에 파묻혀 있다. 카페 주변을 빙빙 돌다가 유레카!


저 멀리 저 녀석. 내 서재에서도 열일하고 있다. 레트로 블루투스 멀티플레이어, 브리츠 BZ-T7800 Antique Audio!

인테리어가 정겹다. 추억을 소환하는 소품들이 즐비하다. 어릴 때 뛰놀던 집으로 타임슬립한 기분이다. 아늑한 공간을 잔잔한 음악으로 채워주는 CD 플레이어는 지금 내 서재에 있는 녀석과 찌찌뽕 똑같다(사장님 안목에 기립박수).



초코송이 토스트부터 맛본다. 시그니쳐 메뉴로 내세울 만하다.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덩달아 기분도 바르게 올라간다. 미니 화초 같은 베리 요거트 퍼먹고, 시나몬 스틱 박힌 카푸치노도 홀짝인다.



맞춤법에 유의해달라고 주인장이 신신당부하는 그레이’맨’션, 한량짓에 최적화된 곳이다.



봄날 오후, 잉여롭다. 날은 흐려도 맘은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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