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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일우 Aug 27. 2019

자정의 미역국

Feat. 불토의 해신탕

8월 24일, 대학로 락앤락 카페에서 복숭아 요거트 스무디 호로록.

지난 토요일에 대학로에서 신영미 도제랑 일 년 만에 재회하였습니다. 근황을 나누고, 타로에 조예가 깊은 신 도제 통해 여러 궁금증도 해소하였습니다.


백마 탄 초립동이 노련한 고수가 되는 풍경.

저를 만난 이후 출판업에 종사하는 그녀에게 성씨 족보 책자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네요. 샘플 원고에 담긴 건 상제님 성씨인 진주 강씨와 신 도제 조모 성씨인 청주 경慶씨 이야기. 경씨 할머니 일주日柱가 신영미 도제 생년 간지干支와 같은 경자庚子이셨답니다.


조모께서 신 도제들 늘 지켜보며 지켜주시네요.

작년 음력 11월 5일(신영미 생일), 폐렴 앓던 신 도제 모친께서 심정지가 올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셨었답니다. 그날 밤 꿈에 경씨 할머니께서 나오시더니 자기 며느리(신영미 모친)한테 왈, “아니, 아이 생일인데 미역국에 왜 고기도 없냐.”


쫀디기를 꼬깔콘에 꽂아 아이스크림처럼 만든 하조안 셰프. 천상 조상님들에겐 우리 모두가 사랑스러운 손주입니다.

그 꿈을 꾼 신 도제가 자정 언저리에 허겁지겁 고기 들어간 미역국 끓이고 새로 밥을 지어서 할머니 위패 모시고 치성致誠. 그 덕분에 이튿날 모친은 회생하셨고, 지금은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다네요.


천상의 원본을 바로잡아야 지상의 복사본이 온전해집니다.

극적인 구사일생. 훈훈한 사연 덕분에 다시금 각성합니다. 천상 조상님의 음덕으로 오늘도 우리는 무사히 살아갑니다. 신인합일神人合一로 만사형통萬事亨通.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엇이든지 소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천지에만 빌어도 안 되나니 먼저 조상에게 빌고 그 조상이 나에게 와서 빌어야 뜻을 이루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9:213:7~8




신영미 도제와 헤어져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모처럼 홍대 나들이. 테드 도제 만나 함께 사업하는 공주 한일고 선배님을 드디어 뵈었습니다. 김재필 선배님이 잘 아는 맛집에서 해신탕 흡입했네요.


30세 이상만 출입 가능하다며 아재들 반기는 맛집. 알바생이 무척 똘망똘망합니다. 센스 돋는 서빙이 인상적이네요.

1기 졸업생 한철수 선배님께서 든든하게 쏘셨습니다. 제대로 불토! 훌륭한 선배님들의 귀한 말씀 또한 든든하게 흡입하였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철수 선배님의 홍삼 사업, 나날이 승승장구.        재필 선배님의 도그 티비도 견인합일로 만사형통!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일요일 근무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다음에 제가 대전에서 선배님들 모시리라 약조하며.


대전역에서 내렸어야 했는데, 동대구역에서 눈 뜬 건 안 비밀. 동대구역의 심야 노숙인 실태를 생생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술을 드시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보신탕이다, 이놈들아! 그러나 잘못 먹으면 사약(死藥)이니라.” 하시니라.

道典 11: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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