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 로빈스 <5초의 법칙>
종종 마주하는 길냥이가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응급실 근처에서 숙식합니다. 특유의 재롱으로 나그네 발목을 붙잡습니다. 오늘은 운동에 매진하네요.
제법 표정이 진지합니다. 퍼스널 트레이너처럼 동작을 살피며 나직이 구령을 붙여봅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러다 불쑥 마주한 독서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쉬는 아지트 서재에서 숙식하는 책인데요. 특유의 통찰로, 헛짓하는 중생들 발목을 붙잡습니다.
멜 로빈스의 <5초의 법칙>. 이 길잡이는 칼잡이에 가깝습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주저하는 인생들을 위해 단도(單刀)로 직입(直入)합니다.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 결과다. 그리고 계속 반복해서 말하지만, 어떻게 행동할지는 항상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건강해지는 것이 목표라면 해야 할 일은 대개 간단하다. 따라 할 수 있는 계획을 고른다. 어떤 계획이든 괜찮다. 그런 다음 '5,4,3,2,1' 숫자를 거꾸로 세고 바로 시작한다.
불쑥 염통을 찌릅니다. 칼맛이 단호합니다. 쑤시고 후벼파고 쐐기를 박습니다.
이후에는 아누크가 말했던 것처럼 정말로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더라도 하루도 빠짐없이 실행하기로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해야 할 일이 간단하지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운동과 건강은 간단한 규칙 하나로 요약된다. 하고 싶은 기분이 들 필요는 없다. 그냥 해야 한다.
<5초의 법칙> 핵심은 5초 안에 간파됩니다. 저 두 문단이면 충분합니다. 군더더기 더 발라내고, 키워드 추려내면 부사 두 개 남습니다. 바로, 그냥! 구질구질한 합리화를 부셔버리는 진언(眞言)입니다.
삶을 개선시키는 ‘적당한 시기’는 없답니다. 망설이다 망합니다. 바로 시작하고, 그냥 해봅니다. <시베리아 선발대>의 이선균이 간헐적 단식 이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바로 시작했습니다.
매일 16시간 이상 금식. 일주일 지나니 4kg이 그냥 빠지네요. 공복(空腹)의 행복을 절감합니다.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습니다. 수행(修行) 시에 몰입도 잘됩니다.
무엇부터 시도할지 막막하다면, 일단 침대에서 5초 만에 발사되는 것부터. 들어올린 상체가 중력에 굴복한다면, 숨 고르고 다시 일으키세요. 몇 번 하면 기상 직후 복근 자극이라도 하는 셈입니다.
자꾸 하다 보면 살에 파묻힌 꿈에도 근육이 붙을 겁니다. 막연한 꿈이 언젠가는 복근처럼 선명해지겠지요. 멜 로빈스 그녀도 이런 일갈로 뼈를 때립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이야기하지 말라. 꿈을 보여줘라.”
해가 떠오르도록 이불 덮고
아침 늦게까지 자는 자는
내 눈에 송장으로 보인다 하라.
道典 8:110:2